원래 작년 교향악축제때 부산시향을 만나보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 일요일 공연에 의외로 수행평가를 위해 중고생이 몰려들어 매진사태를 만나 못보고 어제야 보게 되었다.

고클래식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부산시향의 골수팬들을 통한 찬사가 이어졌기에 직접 확인하고픈 맘이 굴뚝같았기 때문이다.

공연을 보니 뒷모습은 영락없는 사이먼 라틀인 아니시모프는 참 매력적인 지휘자이다.
어제 공연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는데, 중간 입장시 합창석에서 시작 직전까지 학생들이 우왕좌왕하자 팔짱을 끼고 바라보면서 교통정리를 하여 해당학생 얼굴을 파묻고 나머지 관객은 웃게해준다거나, 협연자를 더 바라보기 위해 포디움을 10시 방향으로 놓기도 하고, 비교적 짧은 바그너의 서곡으로 이루어진 2부에서는 곡이 끝나면 간단히 포디움에서 내려서기만 하고 형식적일수 있는 커튼콜을 배제하고 바로 다음곡을 지휘하기도 하고, 앵콜까지 모든 연주가 끝나고 나서는 독특한 세레머니를 하기도 했다 - 부산 공연에서 앵콜곡목과 객석의 기립을 요구하는 제스추어까지 미리 다 알고 가서 좀 재미가 반감된 감은 있지만 :p 지휘 동작도 매우 역동적이었다.

처음 듣는 부산시향의 소리는 일단 열정적이고 - 내 판단기준은 현악기 맨 뒷줄 주자들의 움직임과 소리이다 - 파트별 앙상블이 훌륭했다. 다만 파트간 앙상블은 공연장 적응이 떨어져서인지 군데군데 줄타거나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면이 전혀 없진 않았다. 어제 곡이 곡이니만큼 트럼본이 부각되는 곡이 많았는데 부산시향의 로우브라스는 매우 좋았던 것 같고, 트럼펫은 Bb으로만 연주했는데 전체에 잘 녹아드는 좋은 소리의 연주였다고 생각된다.

너무 사전에 호평을 듣고가서 그런지 그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었지만 곰곰히 씹어볼수록 좋은 악단과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고 수도권의 모 악단과 통쨰로 바꾸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앞으로 교향악 축제 외에도 종종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