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극을 보기 전 경허스님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서울예대교수이자 배우이신 강만홍배우의 연기가 궁금하고 보고싶어서 무작정 예매해서 봤는데 우려했던 생각보다 지루하지않았고 잘 봤습니다.
경허라는 한 인물이자, 한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했던 메세지와
배우들의 움직임 그리고 미장센들이 참 좋았습니다.^^

빈거울이라는 뜻의 제목에 이끌리고 불교의 심오한 진리를 연극을 통해서 어떻게 풀어나갈까하는 호기심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랜만에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을 찾았습니다. 조선말의 혼란한 시기를 살다가신 경허스님은 30대의 나이에 스승을 방문하기 위해 들른 어느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마을사람들이 속절없이 쓰러져 죽어가는 모습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수행과 경전의 글귀가 아무 소용이 없음에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선사께서 조선8도를 유랑하며, 때로는 중생들에게 설법을 펼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며 사람들이 꺼리는 병자들까지도 끌어안으며 생불로서 선행을 펼쳐나가는 모습이 에피소드별로 나뉘어져 배우들의 넌버벌 퍼포먼스와 스님의 해설로 전개되는 모습은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한 시도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고삐를 뚫을 구멍이 없는 소]라는 말을 듣고 천하를 자신의 집이라 여기며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모습과 함께 [세상은 혼탁해도 홀로 깨어있어라], [술은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재물과 탐욕은 칼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과 같다]는 선사의 가르침은 번민과 시름이 가득한 가슴속에 울려퍼지며, 마음이 한결 가볍고 편해진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와 세상을 향한 외침이 담긴 진중한 연극을 만나보게 되어 기뻤습니다. 다만, 언어 구사를 최소한도로 자제하고 퍼포먼스와 군무를 통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식은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느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에 선사께서 입적하고 사람들이 돌을 떨어뜨리며 탑을 쌓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님이 세상에서 쌓은 공덕이라는 의미와 함께 제자들과 중생들에게 깨어나고 깨우쳐라라고 외치는 선사의 외침이 들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오래도록 진한 감동과 여운이 남는 좋은 예술 연극으로서 출연과 연출을 맡으신 강만홍 배우님을 비롯하여 출연하신 모든 배우님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또한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 스태프 여러분들 덕분에 쾌적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연극 가슴속에 담아 오래오래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부모님께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기 작품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올만에 엄마랑 같이 본 연극..
깨달은 선지식을 극화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거같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하고는 아무리 연기를 잘 한다해도..정말 어려운 일인 거같다...
난 정말 모르겠더라.. 엄마도 그렇고..
캐릭터라 보여야하는데 자꾸 액터가 보였다. 코러스 역할 하는 젊은 배우분들도 그렇고..
차라리 한 부분을 집중해서 풀어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역시.. 어려움이 따른 거 같다..

사실 너무 내용을 모르고 간것도 있지만..
경허스님에 대한 얘기란걸 너무 몰랐고.. 경허스님도 몰랐던 터라..
나중에 내용을 찾아보고 조금 이해가 가긴 했는데
그래도 너무 어려웠어요.^-^;;
공연은 참 멋졌습니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때는 기대를 안하고 담담하게
보려고 노력합니다만, 끝나고 났을때 인상이 3가지중
1개로 남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1. 엄지 척!
2. 그냥 저냥 보통.. 정말 보통...
3. 이런 말 하는 내 심정이 비참하지만 정말 별로다.

근데 참 신기한게, 극을 보러가면 좀 더 마음에 들어온 장면의 차이는 있을수 있어도
극이 끝난후에 동행들과 보고 난 느낌을 얘기하노라면
어떨때는 1번 인상으로 통일되거나 어떨때는 2번,,
혹은 3번으로 늘 한 가지로 통일 되어서 참 신기하기도하고
사람 마음은 거기서 거기구나.. 라고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때까지의 이야기이고, 앞으로는 관극 후 동행간의 반응이 갈리는 연극이나 뮤지컬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극 경허를 관람한 날은 4월 25일입니다.
동생과 함께 보았는데 연극을 보고 난후 느낌은 둘다 단연 엄지 척~!! 이었습니다.

연극을 보고 난 후 임팩트가 커서 정말 자세한 후기를
메모장 파일에 작성을 했는데 실수로 전부 날려버려서, 정말 마음이 아팠더랬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받은 인상이 스물스물 소멸할 것이기에
며칠전 썼던 후기를 기억을 되살려 다시 써봅니다.
그때의 생생한 팔딱팔딱 뛰는 느낌이 다시 녹아날순 없을지라도,
근래 본 극(연극들 및 뮤지컬도 포함)에서는 최고로 꼽고 싶었기에,
순수하게 좋은 연극을 사랑하는 개인의 욕심으로
며칠전 메모장으로 날린 후기를 다시 씁니다. ㅎㅎㅎ

일단 먼저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전 이 연극을 보고나서는 정말 임팩트가 있고 관객들에게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말 아주 자알 전달하는 연극이라고 느꼈는데,

극 중에서 예를 들면, 해탈하고자 하는 바램이 너무 커서 산란스럽고 조각조각 나눠진 경허의 마음,,
그 조각 조각 나눠진 마음들이 결국은 하나되어 집중이 하나로 모아질때 붓다의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
( 이 부분에서는 만드신 분이 의도하신 다른 연출의도가 있을수도 있지만 제가 받은 인상으로 써 봅니다.)
정말 절묘했다고 느꼈습니다.
이 장면은 유독 저한테만은 그 장면과 그걸 표현해낸 방식이 너무 탁월해서 계속 강한 인상이 남아
연극 본 지 며칠이 지났지만 계속 곱씹어보게 만드는 명장면인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표현하기 힘든 마음의 작용을 표현해야하는 장면이었는데
표현방식이 정말 저한테는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해설자로 스님이 등장하셔서 지금이 경허 인생중, 몇살이고, 어디서 뭘 하던 상황이었는지
잠깐 설명해주고 극이 진행되고는 했는데 이 부분도 관객으로서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수 있게 해준
장치 같아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받은 인상들이고 동생이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잠시 언급해보면..

동생의 경우는 몇몇 장면이 충격적이라고까지 했는데 예를 들면,
경허 나이 20대 초반에 돌림병이 도는 마을을 지나며 죽음의 고통과 마주하는 장면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는 마을주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움직임들이 충격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포인트는 달랐지만 연극 경허의 장면 장면들은
저와 제 동생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네요.

여담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극을 볼때,

1. 관객들에게 내용이나 던지고 싶은 메세지를 얼마나 잘 전달하는 극인지,
2, 임팩트가 있다는 것은 인상에 남는다는 것이고, 인상에 남는다는 것은
관객들 마음까지 닿았다는 것인데, 그런 장면이 적어도 몇 장면은 있는지..
를 염두하는데, 그걸로 치면 연극 경허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전 글(날린 글)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처음처럼 자세하게는 못쓰지만
기억을 되살려 써 본 경허 후기였습니다.
날린글이 뭐라고 저는 그게 아까운지 ㅎㅎ

여튼 표를 사서보건 초대로 보건 후기는 늘 솔직하게
남기고자 하는 사람의 경허 후기담이었습니다.
인터파크 기준 별 줄 수 있는 최고가 5개인데 저는 별 6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 동생은 이번달 연극및 뮤지컬을 10개 가까이 보았는데
그 중 최고는 경허 (동생말로는 1등이라고..) 를 뽑았습니다. :D

P.S.1. 연극 보고 난후 돌아오면서 동생과 둘이 포스터 보면서
작,연출,안무에 강만홍으로 되어있어서, 우와~~! 이거 경허역
하신 분이 안무랑 연출도 다 한거야?? 하면서 많이 놀랐었는데,
그것도 기억이 나네요.^^

P.S.2. 개인적 바램이지만 밀라레빠나, 아짠문에 대한 일화나 일대기도
언젠가 연극이나 뮤지컬로도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