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단중모리
그때여 안중근 선생은 황해도 출신으로 당년 31세 혈기 왕성한 청년이라 국운이 불행하야 외적이 정권 하니 간신이 득세로다 안중근씨 분한 마음 참아 볼 수 전혀 없어 노량으로 망명하야 포연 해상위에 의거 할 제 이때 마침 이등 방문 하얼빈에 온다 기로 옳다 이놈을 내가 죽여 나라에 원수 갚고 침략 정책 반대함을 세계에 알리리라 동지 수삼인과 하얼빈에 당도하야 손을 꼽아 기다릴 제 이때는 어느 땐 고 육이삼년 시월이십육일 아침이라 이등방문 호기 만면하야 시중을 거날이고 하얼빈역을 당도한다

아니리
노국대신 환영 나왔다가 차중에 들어가 이등과 잠깐 면회 하고 노국대신 먼저 나온 후 한 15분 후에 이등이 앞을 걸어 나올적에

엇모리
뜻 밖에 어떤 사람 권총을 손에 들고 번개 같이 달려들어 기세는 추상같고 심산맹호 성낸 듯 왜진 중 헤치고 이등 앞으로 우루루루루 이등을 겨눠 탕 또 다시 탕 탕 이등이 총을 맞고 섯던 자리 쓰러지니 흐르난 피는 물결같이 땅으로 흘러지고 사지만 벌벌떤다 품에 든 태극기를 번뜻 내어 두르면서 나는 원수를 잡었다 우리 강토를 빼앗고 이천만 동포들을 쇠사슬에 얽어 논 우리 원수 이등방문 내 손으로 죽였소 대한독립만세 우렁찬 큰 소리 하얼빈 역에 진동 삼천리 빛난 이름 세계로 흘러가고 흉적이등은 혼비백산이라

아니리
자 나 할 일 다하였으니 나를 잡을 자는 나를 잡어라
이리하여 여순 감옥에 수감 되었다가 3월 그 이듬해 사형 집행을 당하였구나

창조
사형집행 당하는 그날 오전 9시에 그의 어머니 면회가 있었는디

중모리
쓸쓸한 면회장에 모자 서로 마주 서서 몇몇 간수들은 좌우로 갈라서고 그때여 안의사는 모친을 바라보며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방울방울 떨어지며 어머니 불효자식 중근이는 모친 슬아를 떠납니다 그 어머니 타는 가슴 어찌 다 말하리요마는 타는 가슴 진정허고 태연히 웃으시며 오 내 아들 장하구나 국민의 의무를 지켰으며 죽을 곳을 얻었으니 늙은 어미는 생각 말고 부디부디 잘 가거라 눈물도 씻어주고 손도 어루만지면서 차생에 미진한 모자지정 후생에나 다시 만나 이런 한을 풀자구나 한 두 말로 영별을 허니 어안이 멍멍 두 눈이 깜깜허고 서러움이 복 받쳐 나오는디 나라를 위하여 죽는 아들을 부여잡고 적 있는 처소에서 울수도 바이없고 억지로 눈물을 참노라니 눈만 뻔히 뜨고 말 못하고 서 있을제

창조
어느새 간수들은 시간이 되었다고 안의사를 이끌고 사형 집행장으로 나가는 구나 그때여 안의사 어머니는 가는 아들을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진양
정신없이 돌아서서 옥문 밖을 나오랄제 어안이 멍멍 흉중이 꽉 차오르고 하늘이 빙빙 땅이 툭 꺼지난 듯 그 자리에 퍽석 주저앉더니 마는 아이고 이 자식아 너의 의혈은 장커니와 늙은 어미는 어쩌라고 너를 낳서 기를 적에 총명이 장허기로 불면 끌까 쥐면 날까 금옥같이 길렀더니 오늘날 만리타국에 와서 모자 영별이 왠일이냐 야 이 흉폭한 왜놈들아 너희들을 점점 마디를 갈라나도 이원수를 언제 다 갚을거나 주먹을 쥐어서 가슴을 뚜다리며 복통 단장성으로 울음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