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는 배우분들이 세 분밖에 안 계신 것에 놀랐어요 .ㅎㅎㅎ
천로역정때 뵈었던 두 배우님들을 또 볼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ㅎㅎ
또 모든 곡의 가사(대사)가 시원하게 잘 들려서 답답하지 않았던 점이 특히 좋았구요!
중학생분들이 단체로 관람을 와서 그런지 공연장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재밌었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시몬역을 맡으셨던 배우님이 정말 땀을 많이 흘리셨다는 거에요. 턱 쪽으로 땀이 떨어지는 게 계속 보였었는데 진짜 날도 더운데 고생 많으시더라구요.. 아내분께 밀쳐져 식탁으로 엎어지는 장면에서 엄청 연기가 아닌 것 같은 묵직한 소리가 들렸었는데 (입술?) 엄청 아프셨을 것 같아요ㅠ 이외에도 연기가 아닌 것 같은 부딪히는 장면들에서 유연하게 넘어가시는 모습 멋있었어요. (초콜릿 주셔서 감사해요~ㅎㅎ)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품에서 천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세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이었어요.
(들으면서 기록한 게 아니라서 완전 정확하게 옮기지는 못했어요)

1.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랑- 개인적으로 인간의 본성은 아담이 범죄한 이후로 선하지 않다고 성경에서 배워 알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그분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셨다고 하셨으니, 하나님의 형상 곧 우리 안에 사랑의 실체가 아닌 실체인 사랑이 거할 ''자리''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음.. 평소에 아담이 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자신이 옳아보이는 것을 선택했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어쩌면 아담도 날개잃은천사와 같이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 것인지(사람이 무엇으로 사는 것이 마땅한지)알지 못했기 때문에, 즉 아담이 사랑(사랑은 오래참고 친절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기를 자랑하지 아니하며 우쭐대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동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것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쉽게 성내지 아니하며 악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법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기뻐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KJV흠정역)의 실체이신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아담의 범죄를 통해 예수님을 제외한 모든 인간이 아담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지만 형상의 실체이신 하나님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그것에 뿌리내리고,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을 스스로 갖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 사랑이 우리 마음속에 거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 부분을 시몬과 그의 아내의 모습을 통해 전달하려 하신 것이 좋았어요.

2.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미래를 아는 것(자신을 포함한 다른 모든 이의 미래, 작게는 사람이 언제 죽는 지 모른다는 것) - 저는 처음에 이것을 들었을 때, 하나님께서 성경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록하신 예언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사실 1분 뒤에 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도 맞더라구요. 이 부분(지금 지나가고 있는, 아니 방금 주어졌던 1분 1초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한다면, 하나님과 상관 없는 일에 열심을 내고 몰두한다거나 어영부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살텐데 말이죠.. 정말 하나님과 상관없이 자기 마음 대로 사는 건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목적에 어긋난 삶이 확실하네요..

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으로,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닌 불쌍히 여겨주는 누군가의 사랑으로,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 수 있는 것. - 전 개인적으로 이 질문이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마땅한가, 와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해요. 사람은 자기가 혼자서 알아서 스스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부모 또는 주위 사람들의 불쌍히 여김과 사랑으로 살아왔다는 것. 이 메세지를 통해 저를 비춰보니 저는 너무 어리석고 교만해서 부모님과 주변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고 감사하지 않으며 쉽게 잊어버리고 무뎌진 채 살고 있더라고요. 창조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태도와 본분을 지키며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겠어요.

대사중에, 창조된 목적대로 사는 사람은 사랑(제가 생각하기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라는 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요즘 제 문제가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제 속에 있지 않다는 것이였거든요. 그런데 이 후기를 쓰다보니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제 스스로 만들수 없고 사랑의 실체이신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하시면 얻을 수 있고 생겨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의 창조 목적을 깨닫고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다가, 천사가 다시 복귀했던 것처럼, 죽어서 하나님께 돌아가 칭찬을 받는 것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시네요.ㅎㅎ


p.s.
아니 이번에는 좀 부담스러워서 저번처럼 못 쓸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커튼콜 때 커튼콜인지 공연인지 긴가 민가해서 핸드폰 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상 못 남겨서 아쉬웠어요.ㅠㅠ(저 같은 분이 많은 것 같았어요)

저.. 그런데.. 예매한 뒤 표 받을 때 일찍 가서 원하는 자리를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제가 오늘 공연을 10분 남기고 가서 그런건지 ''나 11, 12번''을 주시더라구요ㅠ 처음엔 늦게 와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근데 극 시작할 때까지 ''나 8, 9, 10번''자리 아무도 안 오시더라구요..ㅠ (공연 시작 직전 ''가'' 줄에 계신 두 분이 매표하시는 분께 말씀드리고 나 줄 8, 9로 올라 오시더라구요) 아니 왜 그 자리들 비었는데 11, 12를 주신거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매표하시는 분께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나 싶을 정도로, 나름대로 생각하는 합리와 공정함의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에 불평이 올라왔어요.(하나님의 사랑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ㅋㅋ;;)
사실 천로역정 공연 볼 때도 그랬었다가 하나님께서 기쁨과 만족함을 주셨었죠.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도 여전히 같은 문제로 마음에 불평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함께 느끼면서 있었는데,
퀴즈 맞히고~!ㅎㅎㅎ 초콜릿 받아서! 기분이 좋아졌어요ㅎㅎㅎㅎ

하여튼 어린아이도 아니고 쓸데없는 데에 예민해서는 매표하시는 분 앞에서는 말씀 못 드리고 투정부리듯 이곳에 쓰는 것이 좀 그렇고 그렇지만, 혹시라도 저와 같은 분이 또 계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여쭤보는 식으로 남은 미련을 털어 봅니다. ㅎㅎㅎ;;

♡

전체적으로 너무 감동이였습니다. 세명의 배우가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감정이입을 너무 잘 시켜주셔서 울고 웃고 했네요 !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원작을 유학중에 읽은적이 있었는데 너무 잘 표현하신거 같아요 ! 여자친구랑 봤었는데 어머니도 모시고 와야겠어요 ! ㅎ

처음으로 남기겠습니다. 오늘 정말 재미있었고, 기억에 가장 잘남는 뮤지컬이었습니다!!!!!!!!!! 라12번에 앉아있었어요!!! 집중열심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