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보는 내내 가졌던 의문은 '연출의 의도가 무엇이었나?',
하는 거였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텍스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터라, <관촌수필>이란 원작의
참 훌륭한 토양에서 연출이 어떤 무대를 만들어갈까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제가 보기엔 많은 부분이 어정쩡하더군요.
악극형태를 띠었다고 하나, 그것이 다른 뮤지컬과 어떤 차별성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그저 연극 중간중간 흘러간 노래 정도 삽입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오브제의 신선함을 지적하는 리뷰도 있었는데, 글쎄요...
수레를 무대 중앙에 배치하여 이야기를 엮어간 발상은 참신한 것이었지만,
무대가 좁고, 무대와 객석이 지나치게 가까운데다, 수레를 계속 무대 중앙에만
배치하다보니 상황상황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차라리 장면이 바뀔 때마다
수레를 조금씩 다른 위치에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유랑극단의 모습이나 약장수 엿장수의 모습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습니다.
무대화시키되 기존에 보아왔던 장면들과 좀더 다르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정도 장면은 다른 연극에서도 늘 나올 수있는 그림이
아닐까요.
그리고 옹점이가 시누이들에게 구박받는 장면은 지나치게 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담하게 회고하는 연극인데, 그 부분에 너무 많이 힘이 들어가
균형이 깨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문학 작품을 무대화하는 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조기예매를 해서 단돈 만원에 본 연극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만원에 본 것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 배우분들과 연출가님과 스탭분들께 괜히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만원보다 훨씬 값어치있는 연극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흔히 어른들이 얘기하시는 옛날 한국의 코흘리개 아이들과 아낙네들,

엿장수 아저씨 등 그 모습들이 간접적으로는 많이 접해 낯설지는 않았지만

오늘 이렇게 연극을 통해 바라보았을 때, 그 때 그 시절에 내가 살고 있는 것 마냥

새로웠습니다.

요즘같이 각박하고 힘든 세상에 그 연극은 단순히 향수뿐 아니라

누구보다 순수했던 코흘리개 아이들과 힘들고 고된 생활을 이겨내 온 아낙네들 등

옛날 우리네 모습들을 통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조금만 힘들어도 견디지 못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는 진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신명나는 가락들과 배우들의 힘있는 연기와 대사는

함께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중간에 맛있는 간식거리(?) 엿도 주시고 ㅋㅋ



옹점이의 노래가락이

지금도 제 귓가에 울립니다.

정말 후회없는 연극...

모두 옹점이처럼 힘내서 살아봐요 !!ㅋㅋ

저는 "관촌수필- 옹점이를 찾습니다."라는 작품을 보며, 20대의 삶을 살아가는 저에게 4~50년전 사람들의 생활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구수한 멋을 느낄 수 있어 도시 생활을 하는 제게 하나의 쉼터 같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 옹점이라는 제목을 보며, 단순한 악극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공연장에 가서 관람하니 제 생각이 오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품 속 옹점이에게서 한국전쟁 속 시대의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여성들의 생활상을 보았고, 그런 그녀를 지금까지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한 남자의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매우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군요. 옛 향수를 간직한 채 추억에 젖는 어르신 분들과 옛 생활상의 모습에서 지금에 도시화된 현실의 차이를 생각하며 다시 옛 정서를 느껴야 할 우리 젊은이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저에게 잊지못할 소중한 작품 관람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와서 보시면 제 느낌을 아실 수 있을거에요. *^^*

도대체 이문구 선생의 소설을 어떻게 바꿨을까?
보기 전에는 그저 궁금하기만 했다.

그 능청스런 충청도 사투리와 운율이 느껴지는 듯한 느긋한 해설이
연극으로 올라가기엔 부담스럽지 않을까
지루하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힘이 넘치는 연극이었다.

수레와 깃발, 접시돌리기와 다듬이질...
간단하면서도 무한한 상상을 하게 하는 오브제와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들을 이용해서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무대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다!!!

능청스런 충청도 사투리가 사정없이 옆구리를 찌르고
천진한 아이들의 놀이와 순박한 그 시대의 민초들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구수한 옛 가요들...
이건 트로트가 아니다. 이미 민요 한가닥처럼 우리네 심금을 헤집는다.

가슴 먹먹한 우리네 현대사를 이렇게 재밌고 역동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극단에게
연출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연극을 보았습니다.
적은 출연진에도 탄탄한 줄거리와 연기력으로 어머니의 시대로 나를 안내해주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 옹점이의 아련한 과거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별개일 수 없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구성진 노래와 장단, 볼거리도 좋았습니다.
메밀꽃 필무렵, 봄봄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