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즐겁게 보았습니다

감동입니다

긴 공연이라 걱정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리고 슬프고 감동적으로 끝났습니다. 배우님들의 열정이 대단하셨어요. 무대는 간단했지만 그 시대 러시아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안톤 체호프 장막극 중 가장 여운이 오래 남았었기에 기대감도 높았던 동시에 셰익스피어와 달리 드라마틱한 요소가 적은 체호프 작품 특성상 160분이라는 시간이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세자매는 물론이거니와 각 등장인물의 모든 개성을 너무 잘살린 연극이었다. 뮤지컬 햄릿의 원작을 훼손하는 각색에 질려 있던 참에 말그대로 Refresh할 기회를 준 연극

꿈이나 이상향은 꿈이고 이상향이기에 꿈과 이상향일 수 있고 그런 꿈과 이상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내가 존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일을 하자!

탁월한 연출, 훌륭한 연기자들의 내공이 묻어나는 내면 연기가 소극장이라는 환경과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룸으로써 러닝타임 160분 내내 관객의 몰입도를 유지한 수작이었습니다.

인간의 의지와 뜻대로만 살아지지는 않는 인간의 삶의 본질적으로 부조리한 속성을 옛 모스크바 시절로 돌아가고자 부단히도 꿈을 꾸고 견디어가는 세 자매의 각기 다른 생활의 단면들을 통해,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인간 삶의 보편적 속성을 깊은 울림을 통해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자칫 난해하게 흐를 수 있는 철학적 서사가 가득한 기나긴 대사들을 배우들은 저마다의 연기 내공으로 부드럽게 전달하였는데, 그 이면에는 뛰어난 극본과 연출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톤 체홉의 전용관으로서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서, 매서운 바람이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 밤, 따뜻한 인간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