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랄까~
즐겁고 유쾌하다가~ 또 다른 잔잔한 감동이 오는 그런 기분좋은 연극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연기자들의 연기가 무척 괜찮았다.
자연스럽고 극중의 배역에 몰입해서 관객에게 전달하는 연기가 일품이었고,
즐거움을 줄때와 감동을 줄때를 적절하게 잘 조화해 줄 수 있는 그런 연기였다.
단, 이야기의 배경 때문인지 조금 이야기 라인이 작고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이상을 바랬던 것은 아니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그런 좋은 작품이었다.

처음엔 극의 배경에 대해 잘 모르고 관람을 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초반이 지나고나니 몰입도 잘되고 아주 즐거웠습니다.
극단 관계자분께서 앞쪽에 앉아서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이유를 몰랐는데 다른 분 관람평을 보니 대사가 잘 안들렸다는 분이 계시네요.
앞 쪽에 앉았기 때문인지 대사 전달도 잘 되던데요.
다만, 극중에 흡연 장면이 있는데 담배 냄새가 좀 싫더군요.
요즘은 극중 흡연을 대부분 실제로 하던데 개인적으로 좀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그 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대사나 동작의 타이밍도 잘 맞아서 많은 웃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열일곱의 미혼모라는 설정이랑 극중의 배경같은 건 문화적 차이 때문에 좀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세대간의 이해 차이 같은 건 충분히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나이가 제 나이랑 비슷해서 더욱 남의 이야기같지 않았고요...^^;;
오랫만에 많이 웃어가며 볼 수 있었던 연극이었습니다.

주연 배우들 못지 않게, 잠깐씩 출연하는 데이비는 자주 보이지는 않았지만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덕분에 많이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연극을 한편 봤습니다.

근 2년여 만에 어렵게 자리한 연극이라 아마도 재미가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은 연극 무대가
아닌 관람석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을 똘아이를 목격하셨을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다행이도 연극이 시작되자, 주연배우들의 열연에 몰입하여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엔딩 인사를 건네는 배우들에게 크나큰 박수를 보내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실, '러빙유'를 보기전엔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연극을 보기 이틀전, 이유같지도 않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돌이켜보면
왜 싸웠는지도 모를 그런 하찮은 이유로 와이프와 심하게 다툰 상태였기 때문에,
제게는 지금의 난관을 돌파할 묘책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그때에 날라든 이벤트 당첨 메시지.
우연찮게 시켜 먹었던 피자에 딸려 있던 응모권이 이러한 반전을 가져다 줄 줄이야!

그래서 아직까지도 냉랭한 와이프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연극 보러 가자고.

극장을 가는 차안에서 그녀의 눈치를 보니 아직도 한겨울 입니다.
뭐라고 한마디를 건네고 싶지만, 그녀의 매서운 콧바람에 기가 꺾일까 말도 못 꺼냅니다.
티켓을 받아드는 매표소 앞에서까지 그녀는 말없이 포스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연극까지 재미 없으면 아마도 저는 화해하기도 전에 연극 무대에 뼈를 묻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 신이시여...플리즈~ ;;;;


연극이 시작됩니다.

남자 주인공인듯한 사람이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서른 아홉살. 이혼 당한 독신남. 18년차 공무원이랍니다.

그런 그의 집에 불청객이 불현듯 찾아옵니다.
열 일곱살. 만삭의 임산부. 세상과 맞짱뜨고 있는 중인듯 합니다.


그렇게 둘은 부딪칩니다.
그리고 소통이 아닌, 소음을 양산합니다.


남자는 세상과 타협하는 것으로 자신의 인생 항로를 설정한 듯 합니다.
윗집에서 허구한날 시끄럽게 파티를 벌여도, 낯선 방문자가 자신을 찾아와 무례하게 굴어도
그저 두살 차이밖에 안나는 누나가 매일 같이 전화를 걸어와 그의 삶을 간섭하려해도
그는 그저 모든 것을 묵묵히 감내하기만 합니다.

그게 이 남자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인 듯 합니다.


여자는 세상과 맞장뜨는 것으로 자신의 인생을 화끈하게 내던집니다.
궁금한 것은 못참고, 하고 싶은 것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 사랑도 인스턴트 식품 취하듯 접수하고, 전자레인지 속에 데워진 음식을 기다리듯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립니다.

이 험난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은 남자 주인공과 관객 몫이 됩니다.


동거를 통한 두 사람의 세계관은 사사건건 충돌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저렇듯 다르니, 부딪칠 밖에요.

그러나 그러한 다툼과 충돌이 반복되는 동안,
이 연극의 강점이 제대로 발휘됩니다.


두 사람이 동거를 하게 되는 사건의 발단,
아이의 탄생을 다루는 포복절도할 에피소드,
둘 사이에 끼어든 제 삼자에 의해 빚게 되는 갈등을 처리하는 과정이
주연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속에 쉴새없는 웃음과 감동을 가져다 줍니다.


물론 세대간의 차이를 보여준답시고, 17살 먹은 여자 주인공으로 하여금
앵무새처럼 욕설을 반복하게 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이고 획일적인 묘사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갈등의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과 삐딱하게 맞짱뜨던
여자 주인공이 단순히 남자의 품에 안기는 것으로 해피 엔딩의 축을 가져간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자신을 이렇게까지 세상에 내몰리게 한 것들에 대한 원인과 그것들에 대한 성찰을 통해
좀더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가져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미혼모가 좋은 남자를 만나면 해피한 인생을 살게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굳이 미혼모가 아닌, 철부지 어린 여자를 여자 주인공으로 했어도 될 것을....

네? 왠 오지랖이냐구요? ;;;;


어찌되었건, '러빙유' 덕분에 와이프와 손잡고 극장문을 나설수 있었습니다.
'어땠어?' 라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와이프는 웃으며 '재밌었어' 라고 답을 줍니다.
오늘밤은 우리도 '러빙유'의 주인공들처럼 행복한 밤을 보낼수 있을듯 합니다. ^^;


오늘의 교훈.
한편의 좋은 연극, 부부 금실에 짱 좋다~ ^^;

연극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연극인지 잘 모르고 봤습니다.

좀더 밝고 우당탕탕 하는 연극일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좀 다르더라구요

처음엔 뭐 이런 연극이 다있어;; 했는데

보고나니

배우분들이 연기도 잘하고 볼만하더군요

한번 봐봐도 괜찮은 연극인것 같아요.

직접 음식 만들면서 연기 하는 연극 은 첨 이였어요~~

너무 재밌구 잔잔한 감동과 코믹!!

연극을 처음 접해보는 친구랑 다녀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구 하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