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살아서 대학로도 낯선데 숨바꼭질하듯 물어물어 찾아간 소극장이 너무 아담하고 예뻐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보는 연극이라서 평소에 생각이 많은 저는 생각을 비우고 가벼운 마음으로 연극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연극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보다 배경을 이루는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배우들의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연기한다.' 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면서 연극을 볼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와~ 연기하는게 저런거구나. 진짜 밥먹는거 같고, 진짜 도끼질하는것 같고, 진짜 옛날사람같고,,,,' 진짜 무엇무엇처럼 연기하는 모습이 그날은 왠지모르게 재미있어서 신기하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극 후반부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극중 손자가 과거로 와서 극중 어색한 부모와 조부모 사이에 화해를 일으키는 몇가지 이야기가 진행될때 였던것 같습니다.
'아, 이 연극의 주제는 희생이고, 화해인가 보구나.' 그러면서 초반에 생각을 비운다는 결심은 잊은채 이리저리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극이 끝나자 마음이, 머리가 따뜻해져서 참 좋았습니다.
그날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연극 후기를 조금 적었는데 아래에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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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방은 시간의속성을 잘 보여 주는 것 같다. 시간의흐름이 진보하는이유는 희생 때문이다.

한 가족의 세대를넘는희생이 이것을잘표현해주었다.

그희생은 용서와화해를 동반한다.

우리세대 우리시대는 앞세대의희생으로 이루어졌다.

앞서의피묻은과거가 현재의 안락함을 준것을기억해야한다.

그 기억으로 우리세대는 우리시대의 과거에대한 화해와용서의 과업을 달성해야한다고생각한다.

손자가 부모와조부모의어색한관계에 다리를놓았듯이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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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방이야기는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해야할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공연인것 같습니다.

보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물론 핸드폰 꺼두시라는 얘기에 시간을 확인할 수 없어 그러기도 했지만(그리고 소극장이라 핸드폰 불빛만 있어도 다들 저를 쳐다보게 될께 뻔하죠...ㅋㅋ) 아무튼 깔끔하고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인상적이네요...여기다 쓰게 되면 spoiler가 될까봐 감히 쓰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살아가는 데에 모든 결말의 대부분이 헤어짐이 아닐까요...? 그만큼 익숙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얼마전 영면한 DJ님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김전대통령이 마지막에 한 번 깨어나서 작별 인사를 헤줄 걸라고 믿었다고 하는데... 그리고 3개월전 가신 노짱은 더 말할게 있겠습니까? 가시기 전에 싱거운 농담 한마디라도 남기고 갈줄 알았는데... 어느날 뒤도 안돌아보고 그렇게 가는군요...
어떤 형식이 됐든, 꿈이든, 소설이든, 연극이든 보고싶었던 분들을 한 번 만이라도 더 만난다면 우리들의 아쉬움도 조금은 덜 할것 같네요...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들 마음에는 언제나 그 아쉬움이 남아있죠...
그렇다고 이 연극과 DJ와 MH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리고 쓰다보니 왠지 슬픈 연극처럼 돼 버렸는데, 만남과 해후라는 면에서 슬픈 감동도 있었지만....50년대와 2000년대의 만남을 통해 코믹함도 있고, 진한 감동도 맛볼수 있었네요...
아마 이런 모티브를 가지고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무튼 보는 시간은 짧은 것 같았는데, 런닝 타임이 80~90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 더벅 머리에 충청북도 사투리 쓰는 아저씨, 대사보다는 몸짓과 표정이 압권이었습니다. 사람이 말로 표현이 안되면 몸에서 표현이 발산된다는 것도 느겼어요~ 아무래도 소극장이고 코 앞에서 봐서 그런지 ... 진짜 짠하더라고요~

별방은 오십대 남자가 자신의 어린시절 갖난아기인 자신을 키우는
젊은 부모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자는 부모에 대한 죄책감을 젊은 부모에게 이야기하며 잘못을 구하고
젊은 부모는 그 남자에게 더 큰 사랑을 보여 주게 되는데..
비현실적인 형식을 빌려 과거와 현재,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 잘 그린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사랑과 이별보다 더 복잡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그 순간
-오십대 남자는 죄책감만 가득하여 가슴이 아프고 가슴 아파하는
남자를 보며 아파하는 젊은 어머니와 그 큰 존재로 인해 더욱더 아파하는
남자를 발견하게 되는- 그 순간에는 애잔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진실한 관계에 대해 잘 그린 연극이다.

또한 사라지게 될 산천과 그 산천에 살고 있었던
젊은 부모의 순박함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극 안에 녹아 있고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이 연극이 시종일관 심각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젊은 부모보다 더 늙은 손자와 며느리 그리고 아들과의
모순된 상황이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여 울고 웃는 것을
계속 반복하게 하였다.

소극장의 특성상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거의 없어서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직접 보면서
작품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무대의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고 군더더기 없이
작품에 딱 맞게 갖추어져 있어서
극을 몰입하는데 거스릴 것이 없었다.

오랜만에 감정을 정화시키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참 좋은 시간이었다.

처음에 중앙대 연영과 후원이라고 해서, 뭔가 프로페셔널하겠지..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배우분들이 연극 전문 배우는 아닌듯했습니다.

연영과 학생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미숙한 연기, 특히나 발성법을 좀 배우셔야겠더라구요.

역시 연기는 대학4년 다니는것보다, 그바닥에서 4년 구른사람이 100배는 낫다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연극이였던거같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쪽으로 생각하시는 배우분들이신지, 그래서 표현보다는 자연스러움에 더 가치를 두신건지, 대사가 우물우물해서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부지간에 할아버지는 북한+강원도 사투리, 할머니는 충청도 사투리...좀 이해가 안되더군요.

특히나 사투리 안 써야하는 주인공도, 중간쯤엔 헷갈려서 사투리발음으로 몇번이나 빠지더군요.

대사를 간혹 까먹어서 우물쭈물한적도 있구요.

연극 극본은 훌륭하던데, 나머지는 너무 헛점이 많이 보여서 몰입이 안됐습니다.

출연진 5명중에 납득할만한 연기는 엄마역할 딱 1명 뿐이였구,

신이 바뀔때마다 무대 바꾸는 소리도 우당탕나고,

이연극보다는 저 학생때 본 우리 대학교 연극동아리 공연이 훨씬 더 연기력, 연출력 뛰어났던거 같습니다

저말고는, 거의다 초대권, 내지는 지인분들이 오셔서 격려와 성원을 많이 보이시던데, 가족상대로 연극할거 아니면, 좀 더 노력하셔야할듯요.

전 돈주고 본거여서 솔직히 더 기대했고, 돈이 아까웠습니다. 이 정도 연기보여줄거면서 돈 받는거 좀 너무하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특히나 중앙대 연영과 이름까지 거신다면,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셔야할거같습니다.

우선 젤 실망한건, 다른건 둘째치고 노력부족이 너무나도 여실히 보이는 작품이였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