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들어가면야 흠이 없진 않겠지만, 어쨌든 객석의 환호가 연주를 증명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게 된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었나...

솔직히 말해 이번 연주회는 KBS교향악단이라서 찾은 것도, 말러 연주라서 찾은 것도 아니고... 단지 지휘자'함신익' 이라는 이름 석자만을 보고 예매를 서둘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부터 짬짬이 찾았던 대전시향의 연주들이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던 관계로 이번 역시 그때 그 마음으로 찾게 된 것이다.

한 달 전부터 금요일 (예술의 전당)연주를 예매해 두고 열심히 예습하며 기다렸다가 갑자기 함께 갈 신랑의 공적인 일이 겹쳐 부득이 KBS홀을 찾게 되었다. 값싼 티켓가격 덕에 친구네도 함께 하는 행운을 누렸는데 그들 또한 무척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6악장을 좋아하는데 어제의 연주는 음반으로만 듣던 것과는 다른 또 다른 색깔의 감동으로 나의 온몸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연주내내 주의를 기울여 듣게 만드는 매력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 지휘자의 온 몸에서 그리고 손끝 마디마디에서조차 뿜어져 나오는 열정의 날카로운 음빛의 파장이 객석에 앉은 내게로까지 전달되었다.

여전히 흰머리칼의 매력으로 악단의 맨앞자리를 장식하고 있는 악장(서울시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엔 KBS교향악단의 연주도 짬짬이 갔던 아련한 기억 저편에 자리한 악장의 모습그대로 )의 모습도 참 좋았고, 단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1시간30분의 긴 연주시간을 정말 살아있는 뭔가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즐거움이었다.

정말 이번 연주를 계기로 KBS교향악단이 우 나라의 새로운 자부심으로 떠오르길 진심으로 바란다. 앞으로 서울시향과 더불어 선의 경쟁의 하며 더 좋은 연주를 들려줄 것 같은 막연한 예감을 느끼며 돌아오는 길... 불빛 아래 한강이 유난히 아름다웠다.

"말러 3번"..

1악장.. 웅대하다.. 트럼펫 솔로 안희찬 선생님, 또.. 트럼본 솔로 이철웅 선생님... 전에 안선생님의 솔로는 들어 본 적이 있는데, 이철웅쌤의 솔로는..

선생님의 체격만큼이나 웅장하고, 또.. 감미롭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부드러움과 웅장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아름다웠다..

3악장.. 안선생님이 나가신다.. 그리곤.. 무대뒤에서 부시는 트럼펫 솔로.. 뭐랄까?... 절제된 듯 하면서도.. 부드럽고.. 뿜어져 나온다기 보다 흘러나오는 소리... 아름답다... 머리를 쓰다듬는 것 같은 기분.. 진짜.. 멋지다....*>_<*

5악장.. 합창단이 들어선다. 어린이 합창단도 왼쪽에.. 와... 정말... 멋지다... 화려하고 웅장하고 또.. 감격스러움..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6악장.. 음.. 마지막 부분의 트럼펫 5대와 호른 9대, 트럼본 4대가 뿜는 소리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세상에...!!!! 곡이 끝났을 때.. 기립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크게 외치고 싶었으나, ㅡ_ㅡ;;

미니스커트를 입고 간 관계로 조용히 자리에서 "우~~~!!"하며 손바닥이 빨갛도록 박수만 칠 수 밖에 없었다..ㅠ_ㅠ

전에.. 진작에.. 안선생님 CD에 싸인이나 좀 받아둘 껄... ㅠㅠ

으앙~~~

나는.. 말러가 이래서 좋다..

그의 특유의 음악이 좋다..

각각의 악기의 개성을 아주 잘 살리면서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거의 모든 악기를 사용하여, 그 각각의 소리를 솔로를 통해 느낄 수 있고, 그 웅장함과 카리스마.. 또한, 다른 클래식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의 분위기..방식..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이런 느낌..

말러 5번도, 8번도, 9번도.. 너무 좋다...

번스타인의 CD를 사야겠다..

난 정말.. 말러가 좋다...

평소 고전음악 애호가로써 공연시작전 곡에 대한 해설과 저렴(!)한 가격으로 고전음악의 대한 문턱을 낮춘 kbs교향악단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함신익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 차분히 그러나 참을성있게 하나하나 진행하는 모습이 평소에 얼마나 고생하며 연습을 해왔는지 충분히 알수 있다. 역시 한장의 CD도 좋지만 한번의 연주회가 더 좋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다만, 연주에 비해 관객의 수준이 낮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kbs교향학단도 외국의 유명 방송 교향학단과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 본다.

오랫만에 아들과 음악회에 다녀왔다.
2시간여의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고 감동으로 전해받은 음악회였다.
함신익 지휘자의 화려한 지휘와 관현악단원들의 정성과 열정이 느껴지는 음악회였다.
웅대함과 황홀함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힘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