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내용을 떠나서 R석을 구매했음에도 프로그램북을 주지도 팔지도 않는 것은 이해가 안되네요.

작곡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 포함된 공연 프로그램에 관심과 흥미가 생겨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163회 정기연주회 <2019 신년음악회>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1부의 시작을 알린 홀베르그 모음곡의 세련되고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회장에 울려퍼지며, 점점 더 음악속으로 깊이 몰입하며 다음 연주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악곡이었는데, 지휘자 세르게이 심바탄이 이끄는 KCO의 편안한 연주로 마음이 차분해 지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이어서 가장 기대했던 피아노 협주곡은 익숙한 1악장의 도입부의 인상적인 멜로디부터 3악장의 웅장하고 화려한 완결까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객석의 환호와 박수에 화답하듯 이어진 피아니스트 김규연씨의 슈만의 어린이정경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멋진 연주였습니다.

2부의 마림마 연주자 한문경씨가 연주하는 프리즘 랩소디는 현대 음악이지만 난해하지 않고, 동양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음악과 마림바라는 악기의 매력이 돋보였던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속 파드되와 꽃의 왈츠, 이어진 앵콜 연주까지 지휘자님의 역량과 KCO의 수준높은 연주가 유감없이 발휘된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긴 어둠이 끝나고 생명이 탄생하여 번창하는 봄과 여름의 역동적인 느낌을 받았던 1부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의 정경과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레이는 눈이 내리는 겨울을 표현한 2부 구성을 통해서 사계의 변화와 생명의 주기를 음악으로 표현한 환상적인 신년음악회였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선사하는 치유의 힘과 정서가 순화되는 경험을 통해서 새해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던 콘서트로서,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주신 KCO의 열정과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기악을 전공하신 부모님과 함께 관람하였는데, 실로 오랜만에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과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호두까기 인형속 파드되를 들어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해 하셨기에 보여드리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정기연주회를 통해서 클래식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KCO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오케스트라 수준도 높고 곡선정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