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길어요..

사전 정보 없이 보러간 공연이었는데, 너무 좋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정리해보면,

1. 연극이 연극 다울 수 있는 구성 :
영화나 소설로 변용이 가능할지 생각해봤는데, 아예 많이 다르게 바뀌어야 할 듯하더군요.
오랫만에 연극다운 구성과 표현을 봤습니다.

2. 액자 구조의 활용 : 액자 밖에서도 꿈 속에서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액자 안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개인의 역사가 우리 민족의 역사로 이어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 한국 근현대사를 자연스레 보여줍니다.
군데군데 장면의 확대가 되어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수첩으로 이어지는 여러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세월호 - [제주 4.3항쟁 - 6.25 전쟁 - 전쟁고아 - 만주의 조선족 - 위안부 - 6.25전쟁 - 전쟁고아 - 부산의 야전병원 - 80년대 학생운동 - 프락치 - 간첩 조작] - 세월호 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참 좋았습니다.
억지로 이어붙였다는 느낌도 적었구요.
(물론 조금 더 자연스레 연결되게 다듬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4. 아쉬운 점
상징이 너무 많아서 근현대사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혹은 학생들)이 감동을 할까 싶었습니다.
개인에 초점을 맞춘다면, 좀 더 실컷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연출을 바꿔보면 어떨까도 싶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신파로 흐르지 않게 하셨다는 건 느낄 수 있었지만, 역사를 가르치려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약간 들었습니다.)
또, 수첩, 똑똑 소리, 삐- 소리, 숨비소리 등 연결 장치들이 너무 많은 느낌입니다.
긴 연극이니 만큼 소극장용으로 만들 때는 시간도 장치도 많이 줄여서 2시간 30분 정도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관객들이 소화할 시간을 줘야 좀 더 깊은 감동과 토의토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좋은 연극 보게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14명(?)이나 되는 배우가 저리도 긴 흐름의 연극을 준비해주시다니, 너무 고맙고 감동적입니다.
또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막 후반 스토리나 감정선이 너무 급하게 넘어가서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영상 활용 넘 좋았습니다! 이번엔 앞에 앉았지만 다시 보게 된다면 뒤로 빠져 전체적인 무대 보고 싶네용

런타임은 길지만 좋은극
뭉클하고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