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을 누리며 권위주의와 보수적 성향의 노인세대 인동초~ 어려운 취업과 부당한 사회 속의 불안한 젊은세대 재은과 태경~ 그 속에서 이익을 취하는 기성세대 민유라~ 각자의 이익을 얻기 위해 동초의 밀실에 모이게 된 네 사람의 외침 가득한 다툼은 비극적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듯한 사실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함께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을 갖게하는 작품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커플, 돈 많은 회장님과 술집 마담이 나오는데 말야. 그들의 상황이랄까 삶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이 그런 세상이니까. ? 그런데 남자는 왜 그렇게 화가났을까. 왜 그토록 울분을 참지 못했을까라는 조금의 의문이 생기기도 했어. 그런데 지금 글을 쓰다보니 가진 것 없고 알바비마저 받지 못했다면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고 화가 화를 만들어 화가 증식한 걸지도 모르겠다. ? 마담도 극 속에서 화가 났지. 회장님 집에서 식사를 할 때 남자도 여자도 회장도 웃으니 왜 웃냐고. 왜 웃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냈어. 나는 그 이후 마담이 가발을 벗어던지는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 그러니까 그 말들 나도 공감해. 다들 확인받고 싶어한다는 것. 내 머리가 가발인지 아닌지 말야. 물론 시람에 따라 그것이 가발일 수도 또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든 두 배우의 연기가 참 좋다. 차분할 때 차분하고 지를 때 지른다. 정말 배역의 인생을 살다 온 사람들 같더라. 되게 안정감이 있다.

세련된 무대 구성도 좋다. 연극이 시작되기 전 나오는 BGM을 들으며 빈 무대를 멍하니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극장 자체도 쾌적했다. 의자도 좋고. 스태프도 친절.

운 좋게 이벤트 당첨이 되어서 보았지만 내 돈 주고 보아도 아깝지 않았을 듯. 공연 보고와서 일부러 인터파크 로그인해서 이런 글까지 쓰고 있는 걸 보면... 대학로 다른 연극 보러가면 공연 끝나고 인터파크 후기에 별점 5개 써주세요, 해시태그 달아주세요 이런 요청을 노골적으로 하곤 하는데, 그런다고 후기 써 본 적 없다. 하지만 이 연극은 그런 얘기 일절 없었어도 그냥 내가 별점 5개 주고 싶어서 후기 쓴다. 공연이 좋았다는 얘기다.

젊은 두 배우도 자기 역할은 충분히 잘 해주고 있지만 역시 짬밥에서 오는 차이, 그러니까 연기를 해본 절대적 시간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둘 다 감정 과잉이다. 차분할 때는 차분해야 하는데, 그러니까 차분하면서 화난 상태 그런 것 없이 계속 질러대니까, 보는 내가 기력이 달려서 좀 힘들더라. 하긴, 배역 자체가 20대 중반인데, 내 20대를 돌이켜 보아도 그 나이 때 차분하게 화내본 기억이 없긴 하다. (연출의 의도일까,,, 연출이 시켜서 그런 거면 죄송)

나이가 드니까 화낼 힘도 없어서 화가 나도 머리만 굴리고 좀처럼 화를 안 내게 된다. 젊어서는 화가 나면 정말 오늘 본 젊은 극중 배역처럼 고함을 지르며 주먹으로 차유리를 쳐서 유리도 깨지고 주먹도 깨지고 그랬는데... 이제는 남(배우)이 그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니, 그냥 내가 기력이 달리나 보다. ㅠㅠ

공연 전에 추첨으로 준 흑삼, 그게 탐났던 이유가 이거였나 -.-;;;

오늘 수고해준 네 명의 배우 모두 브라보, 브라비. 멋진 공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70년 간 격동적으로 이어진 압축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이 가져온 첨예한 세대 갈등이 눈에 띄는 작품이었습니다. 권세와 영광을 누리면서 기득권을 누려온 기성 세대와 가진 것 없이 살아온 젊은 세 사이의 갈등을 잘 풀어냈습니다.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는 다양한 사람들의 외침이 나날이 커져 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고, 그런 속에서 나날이 커져 가는 신구 세대 간의 갈등을 밀실 속에서 밀도 있게 그려냈습니다.

"밀실수업" (작:위기훈 연출:신동인 무대:임민 영상:윤지웅 출연:신현종, 이경미, 강정한, 김유림 제작:극단 인간극장 극장: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별점:★★★☆☆) 제목과 포스터 분위기로 봐서는 언뜻 이오네스코의 "수업" 이 떠오른다. 주제를 표현하는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간의 갈등'' 이라는 말이 2시간의 공연을 압축적으로 나타낸다. 마지막에 인동초의 죽음은 이해가 되지만 민유라의 죽은은 좀 납득이 안된다. 2시간 동안 열연을 펼친 네 명의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