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자기 몸의 주인입니까임신테스트기에 선명히 드러나는 두 줄.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자는 몸 간수 제대로 못 한 자신을 탓합니다. 이 사회는 함께 조심하지 않은 남성의 몸을 탓하지 않습니다. 출산을 선택해도, 낙태를 선택해도 기억과 후회의 유령을 마주하며 낙인의 공포와 책임 속에 사는 것은 여성입니다. 잊은 척, 일어나지 않은 척, 남의 일인 척 망각의 가면을 쓰고 사는 여성을 바라는 이 사회와 우리를 이야기합니다. 여성이 자기 몸의 주인이기를 소망합니다.

서른아홉 살 최정희는 올해로 스무 살이 된 딸 민서를 혼자 키웠다. 그리고 온라인 신발 판매 사업을 하며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반지하 전셋집을 장만한다. 시세보다 싼 전세금으로 이 집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민서의 동창인 현수의 엄마이자 건물 꼭대기 층에 살고 있는 주인집 상미가 남편을 잘 설득해 준 덕분이다. 민서 방에는 매우 커다란 창문이 있고 밖이 골목이라 이사 오기 전부터 걱정됐지만, 현수 아빠가 직접 곧 달아줄 거라는 상미의 말에 안심하고 기다리기로 한다. 한편 민서와 현수는 같은 대학에 입학해 더욱 친해지고, 매일 택배를 싸며 집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