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이스트 장면이 인상깊었다

마지막날 공연 봤습니다. 이 공연 롱런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선돌극장이 주로 연극적 실험적 연극을 하는 공연장인지라 이 곳에서 하는 공연은 작품은 좋겠지만 재미는 없겠네? 라는 느낌을 주는것이 대부분이었다. 공연을 보기 전 이 곳에 있던 평도 재미도 없고 인기도 없지만 많이 봐 줬으면 좋겠다 여서 그래 재미없으면 어떠냐 좋은 공연이면 되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보러 갔는데 이게 왠일? 최근 본 연극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극과 현실의 경계를 말로만 허무는게 아니라 티켓팅부터 시작해서 공연 도중 자연스럽게 극중 인물들이 객석의 관객이 되기까지 연극적 연출도 좋았고, 내용도 연극인들 이야기가 주가 되서 흥미롭고 다들 연기도 어찌나 맛깔스럽게 하시는지 연극이 주는 재미에 푹 빠져 봤던 시간이었다. 나는 머리 아픈 연극 싫고 재미있는 연극이 좋더라 하는 관객들도 선입견을 버리고 이 작품을 보길 바란다. 그냥 순수하게 재미로 따져도 충분한 작품이다. 물론 재미뿐 아니라 여러 생각할만한 작품성까지 갖췄다는게 이 작품의 미덕이지만 말이다.

살아가면서 겪어가는 모든것들이 한편의 드라마 연극같다고들 하는데
이 작품이 꼭 그런 느낌을 전해준듯 하다
현실속에서의 삶과 연극같은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동선속에서
현실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경게를 허무는것 같기도 하고
자신이 겪어왔던 아픈 성장이나 고통은 머리와 가슴속에 잊혀지지 않고 있다는
마지막 춤과 배우의 엔딩 장면에서 먹먹함도 전해져온 독특한 작품이었다

티켓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부터 연극이 시작됐을거라는 생각 못했는데
극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다는 소개글에 충실한 연출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쩐지 티켓 확인하시는분이 일반적이지 않게
너무 밝고 힘있게 인사를 건내셔서 살짝 당황했었습니다 ㅋㅋㅋ
민망함이 생기면서도 확실히 밝은 인사는 기분을 좋게하더라구요.
하지만 그 모든것이 연기의 시작이었다니!!

아무튼 대사와 연기, 형식 모두 현실적이어서
몰입도가 좋으면서도 은근 웃음도 터졌습니다.

여대생의 사실적인 욕설장면이나 수위아저씨의 투덜거림
당황스런 상황에서의 표정과 대사들이 특히 빵빵터졌다면,
공연 대기장에서의 상황과 객석에 실제로 앉는 배우들 연기는
현실감있고 집중하게 만들었어요.

연극의 전체적인 주제는 추측컨대,
명확히 무언가를 말하기 힘든 모호함을 말한게 아닌가 싶어요.
세상에 살아남기위해 진심과 거짓이 섞인 모습을 연출하는 실제의 우리와
이야기 속 연출가에 의해 행동하는 연극 등장인물들과
구분하기 힘들다는 그 모호함말이죠.

답답하리만치 맹한 여배우의 첫 인상과는 반전되는
전략적이고 거짓된 삶의 방식과 독기라든지,
마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골라쓰는 마스크에 따라 바뀌는 배우의 표정과 행동이
나타내는 혼란과 고통.
현실과 극 속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극 전체의 연출은
어떤 사실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소 극장에서 이렇게 사실적인 연기와
신선한 연출을 접하니 너무 즐거웠습니다.
시선한 연극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