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과 다르게 원형을 그리며 배우와 관객이 모여 앉아서 보는 형태의 연극이었어요. 첫 대사를 하는 순간에 와 - 이거 지루하면 어쩌지? 관객석도 오픈되어있는 무대라서 걱정을 했는데 90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몰입도가 최고인 공연이었습니다. 한 가족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또 각자의 이야기 인것도 같고 보는 저도 관객이지만 함께 이야기하는거 같다가도 내가 배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거 같고? 제3자인 저도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몰입하며 나름 덤덤하게 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노래 부르는 순간부터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 처음엔 이게 뭐지 했는데 이유없이 눈물이 흐르고 선희와 해리가 마주보는순간 폭풍오열ㅠㅠ 지금 생각해 보면 노래가 슬픈건 아니였는데 꼭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는 배경음악같고 들리진 않지만 인물들의 각자의 속마음의 이야기를 제가 혼자 전해 듣는 기분이었어요 ! 대사 한마디 없이 뭔가 모든 감정이 다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또 초연과 같은공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초연때 못느꼈던 감정들도 많이 느꼈어요 ! 대본이 조금 바뀌었나 싶어서 여쭈어보니 같다고 하셔서 놀랬어요 ! 해리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사진관 아저씨에 대해 나쁜걸 안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은 대사가 반복될수록 어린해리와 큰해리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마음이 아팠고, 또 근호라는 인물도 불쌍히 여겨지고ㅠ 초연때는 리아가 왜 아빠만 보며 살아야하냐고 외쳤을때 리아의 감정에만 이입이 많이 되었는데 이번엔 평생 가족을 지키려고 애쓴 근호도 불쌍하게 느껴졌어요ㅠ 영주가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을 바라볼때는 왠지 모르게 내마음을 다 헤어리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하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선희의 감정은 초연이나 지금이나 헤어릴수 없었어요. 부모란 무엇일까 또 생각하게되는. 불행은 감기같아서 자식에겐 주고 싶지 않은.. ㅠㅠ 너무 길어서 글자수가부족할거같아요ㅠㅠ 모두 작던 크던 비밀을 가지고 살아가고 감추고 싶은 내 모습도 있겠죠 ! 저는 한마디도 안했지만 저도 90분간 그 자리에 앉은 모두가 이야기를 한거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비밀 지켜줄 수 있어요? 저에게 묻는다면 ! 그럼요. 함께 둘러앉아 함께했던 다른 관객들 , 선희 영주 근호 리아 해리 대용 우리 모두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11월 위로 받는 공연이었습니다. 위로에 힘받아 12월 남은 19년도 잘 마무리 할게요 !

류경인 배우님 너무 좋아욥

동그랗게 앉은 자리는 치유모임이 같은 느낌이었다가 둘러앉은 가족밥상이 되었다가 했습니다. 가까이서 배우를 만나니 정말 내 옆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지막에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를 들으니 잠깐 가만히 있자니 그 모든 감정들이 휘몰아치더군요. 굉장히 여운이 많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또 보고싶어요!

다른 공연과는 확실히 다른 공연같아요. 처음엔 이게 뭐지 하다가도 후반으로 가면서 이해가 되고 몰입이 되는 .. 확실히 더 빠져드는 공연이였어요. 내용자체가 자칫하면 무거울수 있는 소제인데 표현과 다른 방식으로 잘 풀어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본것같아요. 그리고 배우분들이몰입하는 모습까지 바로 옆에서 볼 수있는데 자칫하면 몰입을 깰수있는 상황에서도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니 내공자체도 다른것 같았어요. 최고의 연극이였습니다.

새로운 공연 방식도 좋았고 하고 있는 이야기도 좋았어요. 관객들과 배우가 같이 둘러 앉아 있는데 배우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대사가 들리면 관객 얼굴을 더듬으면서 배우를 찾아야 하는데요. 그게 우리의 얼굴을 더듬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아무 것도 안하지만 무대 위의 배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요. 관객이랑 배우가 가까이에 앉는다고 해서 좀 걱정도 했지만 관객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극에 끌어온 건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지만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 수 있는 그 지점을 잘 맞춘 것 같아서 좋았고 앞으로 극단 907이 하는 연극이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가정폭력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재현과 가장 먼 방식을 택한 것도 좋았어요. 연극은 가장 자극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을 고수하는 장르이기도 한데 그런 점에서 그 부분은 엄청 유의미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네요. 가정폭력을 양념으로 쓰지 않고 그걸 주제로 갖고 와서 그 폭력으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심을 둔 것도 좋았습니다. 형식이 실험적이지만 서사를 불친절하게 설명하진 않아요. 사람들이 숨기고 싶은 상처를 증언할 때 비순차적으로 비논리적으로 얘기하는 것과 서술방식이 닮아있긴 한데 이야기를 잘 듣고 퍼즐을 맞추다 보면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조금이라도 놓치면 내 안에서 이야기가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완결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연극은 아니니까 상관은 없을 거 같아요. 중간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들은 서사가 진행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그덕에 연극이 극단의 슬픔이나 분노같은 걸로 매몰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배우님들의 연기가 정말 뛰어나셔서 한 줄의 대사만으로도 어떤 상황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요. 배우님들이 정말 매력있으셨고요. 새로운 형식의 연극은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어쨌든 연극에서 관객은 늘 방관자인데 사실 연극은 관객을 방관하게 하는 것 더 이상의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장르라고 생각하거든요. 9월>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새로운 형식으로 공연하는 것이 필연적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잘 선택하고 잘 공연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이 막공날이긴 한데 많이들 보시면 좋을 공연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