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봤습니다

형식이 특이해서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이주민의 삶에 대해 다룬 극은 처음이라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가합니다 :)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가-
정말 그렇게 ''생각'' 하더라도
실제로 그 상황이 내 앞에 다가와도 과연 나는 ''좋은 사람''일까.

그래도,
그런 사람이고픈 ''마음''을 한켠에라도 품고 있다면-
나아지려나.
우리 사회는, 내 주변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건-
참 슬픈일일테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하는지는 알겠으나 상징으로 점철된 느낌.. 시간이 뒤죽박죽인데다 단편적인 장면들이 많아 조금 어렵네요

연극 레일을 따라..는 경계에 있는, 어디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이주민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원근감이 느껴지고 심플하며 모던한 무대와 조명이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는데요, 무대 밖에서 한 남자가 걸어오고, 정체된 열차 안의 여러 이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은 시작됩니다. 고려인 남매와 미국에서 자란 스티브, 한 노인의 대화를 시작으로 각각의 이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교차되며 진행되는데요, 열차라는 소재와 시공간의 초월이라는 점에서 환도열차 가 떠올랐고, 무대 안과 밖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남자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을 떠오르게 했네요. 각각의 이야기들만 놓고 보면 어려울 건 없는 사건들이나, 시공간이 교차되는 가운데 동시에 일본어, 러시아어, 영어로 다소 철학적인 대사와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극이 진행되다보니 극을 100 이해하기는 어려웠는데요, 마지막도 열차안의 모습을 끝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남자가 무대 밖으로 퇴장을 하며 극이 마무리 됩니다. 공연 리플렛에 나와 있듯이 극은 정체(停滯)된 열차에서 벌려진 시간의 틈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하고 정체(正體)를 찾아, 행복한 종말을 뜻하는 칸나 의 바다로 나아간다는 것을 암시하며 끝나는데요, 행복한 종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레일을 타고 칸나의 바다로 간다는 점에서 그 끝이 과연?행복한 종말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네요.. 난해했지만 배우들 연기와 외국어 너무 좋았고, 무대, 조명, 연출 모두 좋았고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