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예술의 전당 콘써트홀에서 Gidon Kremer 와 그의 앙상블 Kremerata Baltica의 공연이 있었다.
'파가니니의 환생'이니 '새로운 음악의 해석'이니 하는 수식어가 붙으며 인구에 회자하던 그의 공연이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었는데 확인하고 싶었다.

음악회의 주제는 'The Cinema'
1부는 벨라 바르토크(헝가리)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디베르멘토'와 빅토르 키시네(러시아)의 '뱃노래' 그리고 2부는 귀에 익은 여러곡의 영화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것 같았다.
모든 귀에 익은 익숙한 음악들이 그의 손안에서는 전혀 다른 음악들 처럼 울려 나왔으니까.
피아졸라의 3곡의 탱고음악이 연주되었는데, 내 귀에는 익숙한 남미의 정열적인 탱고의 분위기 보다는 오히려 발틱쪽 애수가 진하게 느껴졌다.
음악은 애잔했고 그의 무대매너는 위트와 유머로 가득차 있었다.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도 또 앙콜연주가 끝나고 퇴장하는 순간도 그의 위트에 가득찬 제스츄어는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내 옆자리의 남녀는 너무 킬킬거리는 바람에 쏘아볼수 밖에 없었다. 쩝..)

거기에 한 몫한 그의 앙상블 'Kremerata Baltica'
'Kremerata Baltica'는 라트비아 출신인 그가 1997년에 그의 앙상블로 창단한 챔버 오케스트라이다.
발틱 국가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을 통해 그의 음악을 전하고 발틱음악들을 세계에 전하기 위해 20여명의 발틱 젊은이들로 만들어졌는데, 연주중 그들의 장난 또한 Gidon Kremer의 음악의 재해석에 버금갔다.
누가 그 근엄한 클래식 연주회에서 그런 귀여운 장난들을 칠수 있겠는가. ^^

Gidon Kremer의 연주는 확실히 특별했고, 남달랐으며 뛰어났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는길 음악분수대에서 뮤지컬 'Cats'의 'Memory'가 환상적인 분수쇼와 함께 울려나오는데 그곳에서도 한참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밤은 저물고 차가운 바람이 옷속을 파고들었지만 가슴속은 음악으로 따뜻했던 가을 밤이었다.

2부의 영화음악 연주 시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재밌는 분위기가 좋았다.

정말 멋진무대였습니다^^
역시 기돈 크레머입니다

역시! 기대 이상의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해준 참 고마웠던 공연이였습니다.
2시간의 공연시간이 너무나 짧아 아쉬움마저 들었던 ....

대가 아티스트가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데리고,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멋진 공연이었다.

그들에게 헌정하여지 빅토르 키시네의 새로운 음악을 들을땐,
경직된 몸이 너무나 아파올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