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그냥 청춘..을 놓쳤다.
올 봄에 다시 찾아온 그냥 청춘...
아홉수는 아니지만
아홉수에 겪었던...내 아름다웠던 20대의 청춘의 마지막 고비...
그때가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졌다.
청춘....
정말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꿈이 있는 청춘....
그 청춘으로 돌아갈수 있다면...
그래서 그 이름만으로도 빛날 수 있다면...
하루종이 가슴이 찌릿찌릿 해지는...그런 연극..그냥 청춘...
다른 아홉수를 기다리며
이 청춘의 날들을 회상하면서...
그렇게 남기도 싶은 연극....
배우들의 열연에도 박수를 보낸다~

친구와 함께 실컷 웃다가 왔습니다^^
알고 보니 친구는 옛날에 <그냥 청춘>을 봤던 친구더군요.
지난 번에 봤을 땐 솔직히 그냥 그랬는데
이번 앵콜 공연은 좀 더 재밌어지고 애드립적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었다고 합니다.
어찌나 웃어대는지 참 제가 민망할 정도랬더라지요...

<그냥 청춘>에는 꿈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었는데,
진지하게 말하면 엄청 진지해질 수 있는 내용을 아주 가볍게 다루셨더군요.
그리고 극중극이라 그런지 왠지 상당 부분은 자전적인 듯한 느낌도 들어서 안쓰러웠구요..
(정말.. 대학로 연극을 몇 번 봤지만 정말 그렇게 외진 극장은 처음 봤습니다..ㅠ)

돈 내고 봤어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드실 것 같네요^^
솔직히 작품성만 본다면 2%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그걸 상쇄시키는 '젊음'이 있었습니다.
대학로에서 연극하시는 분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그냥 청춘>의 배우들은 잘 생긴 외모 만큼이나(인터넷에서 봤을 땐 잘 몰랐는데..ㅋㅋ)
유달리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마구 느껴져서 멋있더군요^^
음악이 참 좋았구요, 특히 무대에 많이 신경을 쓴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남주인공 잘 생겼어요~ㅋㅋ 누구랑 굉장히 많이 닮으셨는데..ㅋㅋㅋ)

ps. 아참, 그런데 다만, 조명이 좀 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눈이 좀 좋지 않아서 계속 눈물이 나더군요..
제 앞에 앉으신 분도 저와 같은 증상을 갖고 계신지 계속 훌쩍훌쩍..ㅋㅋ
그리고 조명으로 색다른 실험(?)을 하시던데 효과는 좋지만 다소 무리하신 듯..^^

그치만.. 이 연극 보신 다른 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이 분들의 열정이 참 부럽습니다.
흡츄릅, 캉킹콩!^^

인생의 화사한 봄 한가운데 있는 청춘!
아직 많이 지나오진 않았지만
늦었지만 그때의 소중함이 절실해진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미래를 위한 쉽지 않은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혼돈의 청춘..
그런 결정되지 않은 미래와 긴장이 있기에
아름다운 청춘..
나는 청춘의 사소한 꿈도 꿔보지 않은채
그냥 허비해 버린 것 같아 죄의식이 들었다..
청춘들에게는 즐거움과 현재의 자각을
청춘을 지난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선물하는 연극..
또 보고 싶어지네요..
여운이 꽤 갈 것 같아요

그냥 청춘. 처음에 연극 제목을 들었을 때는 정말 그냥 그랬다.
불타오르는 청춘이라고 해도 청춘을 잘 묘사할지 걱정인데, 그냥 청춘이라니.

연극을 보고나서 느낀 것은 이것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푸르른 꿈을 갖고 삶을 힘있게 박차 나갔지만,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쳐 힘없이 주욱 늘어지는 가슴 시린 이야기.

누구든 이십대 중반부터는 이 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각자 그 상황에 맞는 자신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고, 같이 동행하는 사람들인데,
미래에 맞서는 그 과정에서는 어찌 그렇게 다른 양상을 띌까?

돈 많은 누구는 별 고민없이 유학의 길을 택하고,
어떤 이는 시집을 가고,
어떤 이는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고,

어떤 이는 아직 자신의 꿈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 그 힘겨운 곳에 계속 몸담고 있다.
상황은 변한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은 여전히 적다.
그리고 자신의 나이 먹어감에따라 숨통은 조여온다.

그래서 그냥 청춘인가보다.
구겨져버린 내팽겨져버리거나 사그러들은 그 꿈.

연극 '그냥 청춘'은 액자식 구성으로 극단 단원들의 꿈과 현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액자 안의 이야기가 명쾌하지 않은 혼돈으로 끝나고, 그것이 솔직한 모습이라고 표했듯이, 액자 틀의 그들의 이야기는 답답함이 정리되지 않은 그대로 마무리 하고 있다. 그래서 연극을 다 보고나서도 답답함이 계속되었다. 그것이 그냥 청춘이다. 우리네 실제의 삶은 늘 연극같지 않으니, 현실같은 연극이 오히려 큰 위안을 준다.

오늘 난 참 소중한 연극을 보게 되었다.

장면 전환 때문이라고는 하나..
공연에 집중할만함, 암전.................
또, 암전, 또 암전... 너무 잦아서.. 불편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