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재즈라는 음악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저 근래에 코로나로 더해진 답답한 일상에서 변화를 주고 싶어서 여러 체험을 해보기로 결정했고 우연히 본 공연을 보게 됐습니다. 맨 처음 본 공연은 클래식 정기연주회였고, 오케스트라의 교향곡 연주도 듣는 등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만 늘 아쉬웠던 것이 음악에 문외한이어서 다소 사전지식 없이 클래식 자체를 즐기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가사 없는 음악을 즐기는 법도 몰랐고 음악이 언제 끝나는지 몰라서 박수 치는 순간, 여러 예절 같은 것도 어려웠습니다. 물론 클래식 음악은 정말 듣기 좋았고 이제는 모차르트, 베토벤, 파리넬리, 리스트, 브람스, 클라라, 슈만, 호로비츠 같은 음악가들의 인생과 작품도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고, 연주자에게 있을 수밖에 없는 실험적 음악이 공연될 때는 긴장을 하고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제게 재즈라는 음악은 큰 전환이었습니다. 우선 소규모 공연장의 안락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여러 장면을 보고 느끼기에 적합한 거리였습니다. 그리고 놀란 것은 공연 중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보고 하는 행위도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겁니다. 연주자들의 옷차림에서 부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관객들과 그리고 연주자들 사이의 진심 어린 즐거움이 전해져 가사 없는 음악에 감동 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문득 이런 문구가 기억납니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이 순간을 들기는 극치. 그리고 드러머 분께서 말한 긍정적 에너지. 모두가 생각납니다. 멋진 공연이었고 코로나 속 힘들지만 앞으로 이런 공연이 많아지면 좋겠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반드시 찾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