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극 처음 봤는데 흥겨웠습니다

신나는 음악극, 사운드 빌 틈이 없어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빨간머리앤을 재밌고 영리하게 재구성했어요.
곳곳에 유머요소들까지 꽉 찬 80분이었습니다.

공연이 열리며 아직 낮선 배우들이 격정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연출의 문법을 우스꽝스럽고 친절하게 설명 받았다. 안을 만나러 가는 메슈의 눈에서 당혹감이 보이고, 그의 온 얼굴이 안을 따뜻하게 바라보기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도 곧 같은 표정으로 안과 안의 가족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들의 불행과 행복을 보며 나의 불안정한 것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내 불안감과 눈 앞에 펼쳐진 이야기를 동시에 붙들어가며 버텼지만 안이 결국 자신의 불행과 상처를 온 몸으로 말하기 시작했을 때, 무언가 무너지며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아직 그 것이 안에게 향하는 나의 연민이었는지, 나를 향한 연출의 연민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이 공연에서 당분간의 내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을 얻었다는 것 이다. 안이 가늘고 긴 손으로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내었는지, 기차역에서 자신의 불행을 팔던 안에게 메슈가 어떤 마음을 건냈는지, 서로를 얻은 삶에 대해 마릴이 어떻게 말을 건냈는지. 배우와 창작자들에게 받은 매듭이 얼마나 나에게 큰 힘이 되는지.

2019년에 이어 올해 산울림 고전극장 시리즈를 다시 관람하게 되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공연...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를 결코 뻔하지 않게 만든 연출가, 연극배우, 스텝...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정말 훌륭한 well-made 연극을 봤다.

막공에 본게 아쉬울 정도!
근 2년간 본 공연 중 단연 최고 재밌다
내가 빨간머리 앤을 좋아해서 내용을 잘 알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마지막 안의 대사는 눈물 날 뻔.
안 미안해, 안 죄송해… 좋은 배우, 연출, 스탭 삼박자가 어우러진 극이다.
연출가의 각색은 정말 신선했고 앞으로 이런 연출가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소극장이여서 더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한 달간 공연 다시 올라왔음 좋겠다
서너번 더 보고 싶다.
나의 최애는 다람쥐와 폭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