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너무 재치있게 풀어지고 배우 두 분의 연기는 진한 감동과 웃음을 끌어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공연이예요. 공연 후 로비에서 공연 보고 어땠는지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서 의아했는데, 연출님이라고 하셔서 놀랬어요. 작품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관객들에게 먼저 다가가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역사공부 아미동 비석 마을 이야기는 언젠가 뉴스에서 본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인의 공동묘지 위에 집을 짓고 살 수 밖에 없었던 피란민의 이야기는 역사의 조각 중 아픈 것들만 겹으로 쌓아올린 같아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 살아 간 일본인을 생각만 해도 밉고 불편해지지요. 전쟁으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을 떠올려도 우울해집니다. 연극에서는 제일 미운 사람과 제일 아픈 사람이 한 명씩 등장합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고향을 떠난 젊은 일본인과 살아남기 위해 피난을 온 열다섯 살 소년은 이제 귀신과 외로운 할아버지로 ‘집’에서 만납니다. ‘비석을 함께 찾는 여정’ 속에서 관객인 우리는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래서 눈물이 나고 끌어안고 싶어집니다. 불편함이 따뜻함이 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는 무수히 많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역사인식의 문제에서부터 앞으로 이 땅(지구)위에서 계속 살아갈 우리의 태도에 관해서도 묻고 있습니다. 어린이극으로 만들었다지만 사실 이 연극은 어른인 우리에게 더 큰 메시지를 전합니다.

두 배우님이 꽉 채운 60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