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 늘 함께야

그 가삿말 같은 공연이었습니다.
팬들에게 좋은 무대 보여주고 가서 고마워요!

우리의 궤적이 있었으면 해

지방에 사는 집순이 오타쿠는 콘서트를 온라인 중계해주는 것만으로 이미 감동받고 시작했습니다.
전일차 후기로 세트리스트를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첫곡 라이츠온에 이어서 데뷔곡인 온앤오프가 그것도 콘서트용 새로운 편곡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벌떡 일어나서 소리 질렀어요.
이후로도 내내 리액션을 참지 못해서 이 시국에 나같은 인간은 온라인 관람이 천직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네요.
온앤오프 하면 명곡맛집 아니겠습니까? 하나하나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 ''이건 왜 안 해줄까? 이것도 하면 좋을 텐데...'' 같은 마음도 있었지만
필살기처럼 나오는 모스코 모스코-사랑하게 될 거야-와이 삼연타 앞에서는 무릎을 꿇게 되더군요....
팬들끼리 채팅을 할 수 있어서 덜 적적한데다 멤버들이 중계 카메라도 많이 봐주고 온라인 관객을 챙기는 멘트도 잊지않고 쳐 줘서 좋았어요.
다만 중반부터 막내 유토가 함께하지 못한 게 너무나 큰 슬픔이었어요.
유토의 상태도 걱정되고, 놀란 멤버들도 걱정되고, 또 하필 마지막 날이었으니까요.
멘탈 흔들렸다가도 그만큼 더 힘내서 분위기 띄우고 유토 파트를 대신 불러주는 다른 멤버들의 노력이 너무 잘 보여서 또 울컥했고요.
마침 중간에 팬들이 나서는 코너 차례가 있어서, 다들 웃음을 되찾는 모습에 또 울컥했다면 주책인가요.... 이게 비대면 콘서트가 아니라 현장에 팬들이 가득한 공연이라서 천만다행이라고 얼마나 많이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막바지에 다들 소감을 말할 때는 내내 울먹였어요. 울면서도 스스로가 이상하더라고요.
아이돌을 좋아하고 아이돌 콘서트를 보는 게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나 마음에 동요가 크게 일어나는 걸까?
5년차 남자 아이돌이, 이제까지 결코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는데도 아직도 설레고 반짝이는 눈으로 무대에 서기 때문일까.
처음으로 선보인 단독 콘서트가, 당분간의 휴식을 앞둔 마지막 스케쥴이기 때문일까.
손편지로, 눈물로, 오래 생각하고 다듬었을 말로 깊은 속내를 선뜻 보여주기 때문일까.
너희의 진심은 전해졌어.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고, 그 순간 내 우주도 좀더 넓어진 것 같아.
이션과 제이어스의 소감이 특히 오래 남습니다.
일년 반, 그룹 온앤오프의 휴식기간 저도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아이돌 콘서트 후기로 남기기엔 웃긴 말이지만ㅋㅋㅋㅋ 이 날 공연을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실 거라고 믿어요.
여름에 두 번째 단독 콘서트가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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