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국악과 현대적인 스토리가 잘 어울린 괜찮은 뮤지컬-
괜찮은 공연인데 관객동원이 많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우울한 하루의 마무리에 웃음을 준 고마운 뮤지컬-

재밌게 잘 봤습니다 ^--- ^*

판소리 뮤지컬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분야는 이번으로 2번째 경험이다. 이전에도 강남역 근처 아트센터에서 비슷한 공연을 경험했는데, 그때는 내용이 창작극이라서 그런지 내용과 음악이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애플그린을 먹다'는 대체로 잘 어우러졌던 것 같다. 우선 배우들의 판소리 실력이 남달랐고, 우리에게 친숙한 내용이라 더 친근했던 것 같다.

오늘 관람한 '애플그린을 먹다'는 총 3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과자나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라고 했다. 우리 귀에 익숙한 과자이름들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아이도 자주 들어 본 과자명에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무대에 고정시켰다. 하지만 이 무대는 판소리가 그다지 빛을 발하지는 못한 무대였다. 판소리 뮤지컬이라고 해서 판소리만으로 매력을 발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첫 무대여서 그런지 배우들도 목이 채 풀려있지 못했고, 내용 자체도 어른들이 보기에는 좀 유치하다, 아이들에게는 또 아직 이해가 안된다. 뭐 이런 정도라고 할까.

조금 실망해 갈 즈음.. 두번째 무대.. '송희의 이야기'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사랑에 빠졌으나 그 사랑에 배신당하고 질질 끌려가려는 자신을 다잡으며 나를 되찾는 스토리를 판소리로 멋지게 표현해 낸 것이다. 현대판 뮤지컬의 매력과 판소리의 구수하고 절제된 언어미가 멋지게 어우러져 순식간에 30분이 지나가는 흡입력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 이런 무대도 있구나. 바로 이거구나. 송희역을 맡은 배우의 열연도 눈부셨다.

그리고 세번째 무대.. '조선나이키'라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제목의 무대는 '꿈'이라는 것이 각 인물들에게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인생에서 돈, 명예보다도 더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아주 쿨하게 막을 내렸다.
그 시절.. 어려웠던 시절.. 외제 운동화 한번 신어보는게 꿈인 아이도 있었고, 개인택시기사와 그 사모님이면 세상을 다 얻은 것 처럼 만족스러운 부부도 있었고, 정의실현을 외치며 동네에서 주먹 꽤나 흔들고 다니다 결국 정의로운 경찰이 되는 누나도 있었다.
누구의 꿈이 더 가치있는 것인지, 누구의 꿈이 더 대단한 것인지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유머와 판소리의 구수한 매력과 '꿈'이라는 테마까지 맞물려 한참을 여운에 젖게 했던 세번째 무대가 끝나면서, 사람들은 한동안 박수와 함께 자리에 머물렀다. 돌아보니 그 늦은 시간에도 나처럼 토마토 또래의 아이를 데려 온 부모도 있었고, 우리 부모님 연세 쯤의 노부부도 계셨고, 연인들도 있었다. 다들 가슴에 하나씩 뜨거운 뭔가를 품고 돌아갔으리라 생각된다.

한가지 나 자신에게 너무 아쉬운 것은, 판소리 뮤지컬인 만큼 '추임새'를 적절히 넣었어야 했는데, 공연 전 배우 1분이 올라와서 그렇게도 설명을 했건만, 부끄럽고 익숙하지 않아서 감동받은 만큼 표현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마 객석의 모든 관객이 그러했으리라.
어느 새 '얼쑤, 얼씨구, 지화자'보다는 '브라보, 오~~'같은 서구식 표현에 더 친숙하고 익숙해져버린 나 자신과 내 주변이 부끄러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이 극단의 공연을 찾아서 그때는 정말 아이와 함께 목청껏 외쳐보리라.
'얼씨구, 지화자!'

신선하고 좋았어요~
국악 반주도 직접 들으니 생동감 있고,,
이야기도 재밌고 좋았어요~^^

작년에 우연한 기회에 보았던 공연이었습니다.
판소리라는게 솔직히 와닿지 않는게 사실이었죠. 젊은 나이일수록 더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 보면서 이게 진정 무료하게만 생각되어지던 판소리 공연인가 싶을정도로
공연에 녹아있습니다. 이질감도 없었고 자연스럽게 빠져들었습니다.
오랫만에 인터파크 들어왔다가 새로운버전으로 새롭게 공연한다고 하니
즐거웠었던 기억이 떠올라 글 남기네요.
세가지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세 이야기 모두 흥겨웠지만..
특히 마지막 조선나이키는 기대하셔도 좋을듯..ㅋㅋ

큰 기대 안하고 봤었는데..
정말 재미 있었어요~ ^^
보고나서 후회 하지 않는 그런 작품입니다.
국악에 대한 관념을 바꾸게한 작품이였어요 강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