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 하나도 아까울 정도다.
즐거운 토요일 오후, 날씨도 좋아 일찌감치 출발을 해 예술의 전당 근처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며 기분 좋게 공연장에 들어섰다.
그 전 토요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황홀했던 백건우 선생님과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었던 터라 콘서트홀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했다.
음.
분위기를 보아하니 초대권으로 온 분들이 많아 보였다.
난 VIP 예매했는데. 쩝.
그래도 김대진 선생님 협연이니까.. 베토멘 영웅이니까..
충분히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피협은 괜찮은 편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싱크가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원래 피협의 경우 오케스트라가 피아노 소리를 잡아먹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김대진 선생님의 연주는 훌륭했다.
하지만 왠지 너무 힘없어 보이는 지휘자님.. 피협을 들으며 두려움이 엄습했다.
지휘자님의 상태는 영웅을 연주하기엔!! 쩝...
인터미션이 지나간 후.
영웅이 시작된다.
웁스..
1악장은 저음의 현악으로 시작되고 초반부에 관악부에서 이 교향곡의 뼈대와도 같은 음절을 한 소절 들어가 주는데 젠장.. 벌써 틀려주신다.
어쩐지 인터미션 때 계속 그 부분을 연습하시더라.
2악장, 장송 행진곡이다. 지휘자님 힘 완전 떨어져 보이신다.
여러 교향곡을 접하면서 지휘자의 역량, 힘의 차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기에
이미 신뢰를 잃러버린 지휘자는, 끝이었다.
이미 영웅은 끝난 것이다.
솔직히 끝까지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듣고 박수 한번 치고 바로 일어나 나왔다.
너무 연습이 부족해 보였고 과연 프로가 맞는가? 라는 의문까지 들었다.
관악 뿐 아니다. 팀파니의 부조화도 그렇고 그나마 괜찮았던 쪽은 바이올린 파트 정도?
에고..
정말 사랑하는 베토벤의 곡이었기에 망설임없이 예매를 했던 것인데,
역시 오케스트라도 이름 값 무시 못하나 생각 들었다.
챔버 오케스트라가 대체 어떻게 76회까지 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걍 더 유명한 오케스트라 3층에서 듣는게 낫지..
정말 슬픈 토요일 밤이었다..

아들과 함께 한 공연이었습니다
누려보지 못하는 문화의 혜택으로 마음은 지금도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여러분,
수고 많으셨네요

내가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콘서트에 가게 된 것은 그들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협 5번 황제와 교향곡 3번 영웅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곡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공연을 한다는 공고를 예당에서 우연히 보고, 이들이 어떤 단체인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름은 들어 보았으나 사실 잘 알지 못하는 오케스트라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인터파크에서 이번 공연 티켓 판매와 더불어 아래와 같은 선전 문구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이 이상의 좋은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 - 『The Washington Post』

이 문구는 지난 1998년 2월, 이들이 창단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연주회 가졌는데, 이때 워싱턴 포스트지가 극찬한 내용이었다.

나는 이 문구를 보고 어느 정도 신뢰가 가서 VIP 좌석 2매를 10만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게다가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협연을 한다니 이 연주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한층 더 해갔다.

(1) 공연 시작전
프로그램을 2천원을 구입해서 내용을 보니, 멤버들의 경력이 나름 괜찮았다. 요즘 많은 오케스트라에는 아주 젊은 연주자들이 많아 아마츄어 분위기가 많이 나는 반면의, 이들의 경력은 나로 하여금 내심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2) 1부 베토벤 피협 3번 황제
1부가 시작될 때, 김대진이 김용윤 지휘자를 부축하듯이 팔을 잡고 조심스럽게 들어 왔다. 문득 아니 지휘자님이 거동이 불편하신것 같은데 지휘를 잘 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김대진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시작하는 순간은 어느 정도 아름다웠다. 비교적 “오케스트레이션”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케스트라는 파트별로 동조화 되지 않는 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1부 내내, 파트사이에서 혹은 파트 내에서조금씩 어긋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합주는 나를 살얼음 걷는 기분을 갖게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으나, 그래도 피아노 협주곡이니 만큼 관심을 김대진의 피아노에 집중하면서 간신히 1부를 넘겼다.

(2) 2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베토벤이 무덤에서 통곡할 정도
베토벤을 조금 아는 사람은 교향곡 3번이 얼마나 아름답고 장엄한지를 동감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한마디로 베토벤이 무덤에서 통곡을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1악장 시작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파트별로 조화(synchronization)를 이루지 못하는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팀파니 또한 종종 부조화에 가세를 하였다. 팀파니의 약간씩 어긋나는 리듬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게 하였다.

장엄한 2악장에서는 장송곡으로써의 느낌을 전혀 살리지 못하였고, 저음에서 받쳐주는 콘트라 베이스와 첼로 역시 완벽한 싱크를 연출하지 못했다.

3악장에서는 호른과 트럼펫등이 리등하는 곳은 정말 가관이었다. 소위 말하는 “삑사리”는 물론이고 금관과 현악이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4악장에서 후반부 제2주제가 시작되는 부분, 즉 호른과 트럼펫등 금관이 주도를 하면서, 현악들이 보조를 해주는 클라이 막스 부분은 정말 자리를 박차가 나가고 싶을 정도로 엉망 그 자체였다. 금관악기들 사이의 완변화 부조화는 물론 현악들 사이에서의 부조화가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이었다.

또한 시종일관 힘없는 지휘자의 연출은 전체 오케스트라를 이끌 기 보다는 반대로 끌려가는 느낌을 주었다.

결국은 이들은 형편 없는 마지막 Finale를 마치며 관객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한국 관객들은 케스트라 공연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라서, 웬만한 시향 (예를 들면, 부천, 수원, 혹은 코리안 심포니)의 웬만한 공연에 대해서는 열광적인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마지막 피날레가 끝나면서, 관중들은 실망에 가득찬,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박수만을 보냈다. 이러한 암울한 분위기를 감 잡았듯이, 지휘자 김용윤 선생은 즉각 퇴장하고, 연주자들은 꼬리를 감추기라도 하는 듯이 앞 다투어 퇴장하였다. 보통 최소한 한번 이상 지휘자가 퇴장했다 다시 들어 오는데, 이날은 그냥 모두 한꺼번에 퇴장하였다. 이들은 아름다울 수도 있었을 토요일 밤을 이렇게 어이없게 우울하게 장식한 것이다.

(3) 도대체 이들은 관중을 우롱하는 것은 아닌가!
많은 관중들은 초대권을 받고 ‘공짜’로 관람하는 듯 하였으나, 나와 내 동반자는 베토벤 애호가로서, 당당히 입장료를 지불하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KBS 교향악단, 서울시향, 코리안 심포니등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5만원의 VIP석 입장료를 받는다. 수원시향은 3B Great Beethoven 시리즈를 하면서 4만원을 받는다.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위 언급한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비하면, 정말로 오합지졸에 가까울 정도 였다. 정말 대학 오케스트라도 이것 보단 낫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챔버 오케스트라의 현악 단원들은 나름 경력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연습을 게흘리 했다는 것이 확연히 들어났다는 것이다. 도대체 관중들을 뭐로 보고,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공연을 하는 것인가!

1998년 이들은 워싱턴 포스트지가 칭찬했듯이 훌륭한 연주를 하였을 지는 모른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난 지금, 이들은 관중을 우롱하는 역대 졸작을 연출하고 만 것이다.

이제 그들은 “나는 아직까지 이 이상의 좋은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 - 『The Washington Post』 라는 선전 문구를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문구를 계속 사용한다는 것은 관중을 기만하고,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또 누구를 위해 공연을 하는가 하고. 만약 그들이 동호회의 취지로 공연을 한다면, 지금 입장료의 반 정도만 요구하여야 했을 것이다. 그럼, 관람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의 기대를 하면 이렇게 실망스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만약 후반기에 예정대로 정기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면, 서울챔버 단원 전원은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공연으로 이번의 수치를 만회하길 바란다. 특히, 금관은 최악이 었고, 금관/목관과 스트링과의 부조화 또한 아마추어 수준이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실력만 믿고, 연습을 게흘리 하고, 결과적으로 엉성한 "Ochestration"을 연출한다는 것은 정말 예술인으로써 반성해야 할 것이다.

딸이랑 같이 갔는데 아이가 계속 졸았어요.
전 갠적으로 아주 좋았는데....

다음에도 저렴하면서 좋은 공연 부탁해요...^^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