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인천 음향 소문만 접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정말 최고네요. 무대가 생각보다 작고 오케스트라 규모도 작은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그런 생각이 싹 들어갔습니다. 공간감은 물론 특히 관악기의 경우 악기 소리가 구분되어서 들릴 정도로 또렷한 체험을 제공하더군요.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는 합창단원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내년에는 꼭 마스크 벗고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봅니다.
베토벤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항상 등장하는 교향곡 9번, 클래식을 나름 좋아한다는 나 이지만, 실황연주를 들어보는건 처음이였다. 또한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인천아트센터는 다이나믹도 걱정이였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모두 잊은 채로 1악장은 시작되었다. 4악장까지 인터미션없이 이어진 하나의 작품을 값싸게 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티켓값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관람객들의 매너도 좋았다 (2악장에서 박수 소리가 조금 깨긴 했다.) 그러나, 4악장에서 클라이맥스로 달려갈 때, 전율이 나를 감쌌다. 4명의 성악가를 포함한 합창 또한 소름을 더했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친구 둘과 보았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다며 이걸 계기로 클래식에 더욱 빠져들 수 있을거란 이야기까지 했다. 이 날은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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