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협연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좋았어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지휘자님이 단원 한 명 한 명 일으켜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시 또 이런 공연이 있으면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공연시간 내도록 국악, 현악기의 매력에 정말 푹 빠질 수 있었어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동서양의 현악기가 만나 이렇게 멋진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니... 공연을 보는 내도록 황홀하고 행복했어요.

박규희 씨와 협연한 <아란후에스 협주곡>의 2악장 ''''아다지오(Adagio)''''는 KBS 토요명화 오프닝 시그널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익숙한 곡조가 나올 예정이기에 한껏 기대를 했다. 그러나 실제로 클래식기타와 국악기와의 협주는 기대한 것에 못미쳤다. 악단과 박규희 씨의 연주가 중반부까지 반박자 정도의 엇박이 났기에 마냥 듣기 좋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악장에서야 조금 손발이 맞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연주가 끝났다.

기대했던 기타 협연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남은 연주들이 모두 지루하게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인터미션 20분이 지나고 가야금 협연을 위해 지순자 선생님과 고수 선생님이 무대에 올랐고 곧 연주가 시작되었다. 역시 국악기는 국악기와 함께 해야 시너지를 발휘하는 걸까. 간간이 들려오는 추임새가 국악의 묘미를 한껏 살려주었다. 커튼콜에서 양손을 흔들며 인사하시는 지순자 선생님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귀엽다''''는 감탄이 들려왔다.

가야금 협주가 끝나고 무대에는 하프 한 대가 올려졌다. 매우 고가의 악기로 유명한 ''''하프''''를 실제로 볼 수 있는 몇 없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한 하피스트 황세희는 마치 공주님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드레스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하프를 뜯는 손길, 그 자태가 우아하기 그지없었다.

하프와 국악기는 어떤 조화를 이루어낼지 궁금하면서도, 기타처럼 음색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되었다. 하지만 연주가 시작되자 그런 걱정은 언제 했느냐는듯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마치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대금과 소금 소리에 일단 마음을 빼았겼다.''''서양스럽기''''로는 누구하나 따라올 수 없는 하프라는 악기로 세상 ''''동양스러운''''소리와 박자를 내며 국악기와 어우러졌다.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담느라 애먹었다.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준 황세희 하피스트에게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정말 아름다웠다.

마지막 협연은 거문고였다. 여섯 명의 연주자가 나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들었던 가야금과 거문고의 소리 중에서, 나는 비교적 화려한 가야금 소리가 훨씬 더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본 뒤로는 거문고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거문고는 이웃나라들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악기라고 한다. ''''술대''''라고 불리는 막대기로 치거나 줄을 뜯어서 연주하는데, 특히 이 막대기로 치는 방식의 연주가 정말 매력적이다. 거문고를 때리는 소리와 줄이 뜯기는 소리가 동시에 나는 그 독특한 음감이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다.

국악 오케스트라는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었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관람할 마음이 있다.

국립 국악관현악단의 역동과 후기 보고 왔습니다.ㅎ 국립극장에서 하는 국립 국악관현악단의 무대는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줍니다. 이번 무대 역동과 후기에서도 동서양의 악기를 합하여 서로 현현하는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1부에서는 서양 작곡가의 음악을, 2부에서는 한국 작곡가의 음악으로 구성되었는데, 서로 어울리며 동시에 새로운 느낌의 음악들이었습니다. 첫번째곡은 도널드 워맥의 서광이란 작품이었는데 오케스트라곡을 국악으로 편곡한것이 아니라 직접 국악기 음악으로 작곡된 음악이었습니다. 서서히 밝아오는 서광을 표현하듯 점점 커지고 열리는 듯한 전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가락악기를 마치 타악기처럼 사용하여 멜로디보다는 빠르기와 세기의 변화가 인상적인 무대였어요.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국악이 아니라 국악기를 다채로운 소리로 인식하여 만들어진 것 같은 음악이라 또 정말 다른 장단과 가락이 탄생되었던 것 같아요. 두번째곡은 아란후에스 협주곡이었는데, 우리에게 토요 명작 극장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되어 익숙한 곡이었어요. 기타와 함께 국악기로 편곡되어 그 느낌이 또 색다르더라구요. 세번째 가야금과 협주한 삶 이라는 음악은 제 개인적으로 가장 백미였는데요, 빠르고 고운 가야금 음색에 훅 빠지게 되더라구요. 네번째 춘설과 마지막 거문고와 너무 잘 어울렸던 고구려의 여운까지, 국악의 새로운 소리와 함께 흥겨우면서도 포머한 느낌이 들었던 무대였습니다. 넘 좋았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