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에 보는 연극이었습니다. 낭독극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대사와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좋은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태풍이 몰아쳐 오고가며 온몸이 물에 홀딱 젖었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극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 욕망이 되어가는 과정, 각각의 이해관계가 수립되어 욕망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도덕에 대해서 고민하면서도 현실적 대안 앞에서 좌절하게 됩니다 또 극에서 극적인 감정이 없다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극에 달한 감정 없이 잔잔하면서도 담담하게 표현되는 극은 마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미숙한 오늘날 현실을 보는 듯했습니다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너무나 추천합니다

태풍이 오기전날 비바람이 심해지는 시간이라 간신히 도착한 공연장에 입장하니 객석을 꽉채운 관객분들을 보고 대단하신분들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네요. 입체 낭독극이라는 타이틀 답게 리딩공연이지만 배우분들이 리딩만 하는게 아닌 상황상황에 맞게 소품도 사용하고 연기도 선보이면서 진행되다보니 더욱 집중을 하면서 봤네요. 대본을 보면서 하시는 배우분들도 계셨고 외워서 하시는 배우분들도 계시다보니 보는 재미가 더 컸던 시간이었던거 같아요. 한국전쟁당시 북에 가족을 놓고 온 채씨 할아버지가 북으로 가고싶어하는 그마음도 절절히 와닿았고 그런 실향민의 간절함을 이용하는 사기꾼 부동산 마씨에게 분노도 느꼈네요. 극은 채씨와 마씨 그리고 사회에 적응못한 추리닝청년 그리고 보이스피싱으로 전재산을 날린 마씨가 주축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요. 북에 있는 가족을 찾아가고자 하는 채씨가 브로커를 찾기도 하고 땅굴을 파서라도 가겠다는 그 모습은 정말 가슴 찡했네요. 제목에서 말해주듯 목선 즉 나무배를 타고서라도 가고자하는 이들과 그들의 그 마음을 이용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난건 아마 공연을 보신 모든 분들이 같았을거 같네요. 공연의 마지막 부분의 뉴스장면은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그부분으로 공연이 완성되는거 같았네요. 정식으로 무대에 오르면 다시한번 보고 싶어진 입체낭독극 목선 이었습니다

"이 씨부럴놈의 영감탱이야!"

배우의 외침이 소극장을 울렸다. 움찔, 곧이어 웃음. 코 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열연. 소극장에 처음 가본 나는 ''연극의 현장감''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탈북은 자주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월북은 흔한 일이 아니다. 왜 월북을 소재로 했을까. 노인들은 왜 이제와서 북한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걸까?

연극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 채씨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 떠나고 싶은 한국의 삶을 이야기한다.

베테랑 사기꾼 마씨는 연신 건빵을 먹는다. 건빵을 계속 먹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사기당해 비싸게 산 건빵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츄리닝 청년은 다양한 재주를 가졌지만, 사회성이 없다는 단 하나의 하자 때문에 취업시장에서 상품 가치를 잃어버린다.

보이스피싱범에게 집안의 모든 것을 건네고도 더 줄 것이 없나 찾던 착한 목씨는 사기꾼으로 타락한다.

사기꾼이 사기를 당하고, 청년이 패배자가 되고, 착한 사람이 타락하는 현실. 돈이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는 한국의 모습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아이에게 베푼 작은 친절마저 오해로 범죄가 되어버리는 세상에서 ''북한''은 오히려 이상향이 된다. 분명 남한보다 못살고, ''종교 집단''에 가까운 나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회 부조리를 몸으로 보여주는 소시민들의 삶. 낭독과 동선만 있는 ''입체 낭독극''이기에 오히려 이야기가 돋보였다. 배우들의 목소리가 소극장을 울릴 때마다 나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낭독극은 첫경험이었습니다.
연극을 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제가 극을 잘 소화해낼지 걱정이 됐습니다.
극이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이 되니 초심자인 저도 금방 적응을 했습니다.
극의 주제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객이 느끼도록 유도하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배우님들의 연기선이 섬세해서 관람하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재관람의사 100%입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소중한 경험이 되실 겁니다!

입체낭독극 목선 보고왔습니다.ㅎ 입체 낭독극이 뭘까 궁금했는데, 약간의 연기와 함께 낭독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더라구요. 이호성, 이영석, 이금주, 최승일, 김명중, 심영민, 조주경, 민경현, 김경숙, 김현태의 경력과 연륜이 녹은 연기력이 출중하신 배우님들이 나오시는데요, 그것만으로도 이 연극을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북에 두고 온 갓난쟁이 딸과 아내를 그리워하는 채씨는 인생이 저물어가는 시점에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모은 돈과 집을 판 돈을 가지고 북으로 가고자 합니다. 아내에게 줄 물건과 금괴를 챙겨 북한행을 감행하는 그의 모습이 참 슬픈데, 또 너무 무겁게만 다루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기전과가 있는 부동산 마씨와 보이스피싱으로 전재산을 날린 정이 많은 목씨, 공부는 너무 잘하지만 사회성이 떨어져 취업을 못하는 츄리닝 청년 등 주변인물의 서사가 코믹스러워 사건과 아이러니함을 이룹니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량이 굉장히 많은데, 서로의 사정이 어이없고 코믹스러워 유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떠내려온 목선과 비슷한 목선을 타고 목숨을 걸어서라도 집으로 돌아가려는 개인과 가족을 나누어버린 국가와 상황에 대한 비정함도 느껴집니다. 등장인문 각자 사회에 속고 사회를 속여가며 또 다른 부도덕을 양산하는 아이러니가 극의 결말까지 이어집니다. 낭독극인데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몰입시키는 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