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스즈키 다다시!

우선은 제목과 포스터에 이끌려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내용 또한 고전인데다 그걸 일본에서 유명한 연출가가 하는거라고 해서
여러모로 궁금해 예매하게 되었다.
막공을 보러 공연장으로 가니 서울연극올림픽의 국제적인 작품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외국인들이 꽤 많았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쪽에 종사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이 왔기 때문이리라.
내 옆에도 어떤 여자가 혼자 왔는데 그냥 나처럼 왔구나 싶었는데
일본어책을 꺼내 외국인임을 알았다;;
곧이어 극이 시작됐는데 의자를 제외한 그 어떤 무대장치도 없었고
음악 또한 중간중간 효과음 정도로 쓰여질뿐 한시간동안 배우들의 열연과 조명만으로 채워졌다.
어려운 극인지라 배우들도 모두 진지했고 따라서 관객들도 숨을 죽인채 극에 몰입했다.
개인적으로 외국극단이 하는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꽤 신선한 경험이었고
무엇보다도 배우 대부분이 한 가부키분장과 여자들의 독특한 의상이 눈에 띄었고
그리스 희곡을 거의 완전하다 싶을 만큼 일본의 것으로 탈바꿈한 것이 참 대단해 보였다.
극의 이야기 자체는 심플한 것이나 그외의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했기에
흥미로운 극이 될수 밖에 없었던듯 하다.
처음 공연을 보기 전엔 1시간이란 시간이 짧을거라 생각했는데
극이 무겁고 어려워서인지 막상 끝나고나선 적당한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만족스런 공연이었으나 딱 하나 아쉬운게 자막이었다.
보통 어느 공연장을 가도 자막은 양쪽에 있기 마련이긴 하지만
내가 앉은 자리가 앞쪽이라 그랬는지 배우들과 자막을 번갈아 가면서 보려니
좀 힘든 감이 있긴 했다.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영문자막이 없는게 큰 단점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연극올림픽에 참가한 극이고 국제위원작에 유명한 작품이니 당연히 외국인들도 많이 볼텐데 그런 관람객들이 와서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면 얼마나 난감하겠는가.
이런 작은 부분도 신경쓰고 배려할 수 있는 선진된 공연문화가 발전되기 바란다.

일본 전통극을 처음 봤습니다.

처음에 한 10분은 흥미진진하더군요...

느린 동작들, 배우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게 하는 연출...

문제는 제가 일본 애니와 만화를 너무 봤다는 거 ㅎㅎ

20분을 넘어가니...모든 일본 문화를 만화로 접했던 저로서는 만화와 유사한 점을 찾을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로 몇몇 장면이 휙휙 겹쳐지는 게....

아, 에반게리온이다!

중반을 넘어가면서 주제 의식이 분명해 질 수록 이건 에반게리온이야.. 내가 극장판을 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나 때문에 못 살아 ㅜㅜ

5명의 배우가 한 명을 상대로 입을 맞춰 디오니소스를 숭배하라고 하는 장면 같은 건 원래 전통극에 있던 연출이었겠죠. 전통극이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에 앞서서 나왔으니까요.. 일본 만화 속에 전통문화가 많이 녹아 있구나 하고 느꼈어야 했지만 ,,,, 제가 먼저 접한 게 만화인지라.... 만화같아..란 느낌.-_-;;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와 모멸, 기존 세력의 거부, 파괴적 결말, 여성에 대한 삐딱한(?) 설정 등등 문제의식이 에반반게리온과 너무 비슷해서 더 그렇게 생각한 것 같기는 해요.

여러모로 문화란 총체적인 거구나 하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재미는 있었어요.^^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스즈키 훈련법을 지난학기에 들었는데!
이 훈련이 왜 배우에게 필요한지 알겠더라구요~!
불뿜듣이 앞을 향해 쏟아져 나오는 배우들의 에너지에 감탄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다신 볼 수 없는 대가의 공연이라는 생각에 정말 계속해서 감탄했어요 ㅎㅎ
짧은 시간 아주 강렬한 비극 그리고 너무도 잘 훈련된 배우들을 한국에서 만날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역시 연극은 예술의 뿌리라는 증거를 다시 한 번 보여주 었어용!

일본전통극 노를 차용한 연극이라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굉장히 짧고 전달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화려한 복장과 간간히 터지는 유머, 배우들의 힘있는 연기는 강렬했네요
해외 연극이 오면 늘 느끼는 거지만 번역이 엉터리에요..
배우들이 10마디하면 2마디쯤 간추려서 변역하는 거 같더군요
제대로 된 뜻이 전달되도록 심경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