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가족연극답게 아이들이 많더군요.
아직 어리다보니 이 연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깊은 뜻은 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연극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아이들과 함께 봐도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을거란 착각.
물질주의에 빠져 지내는 어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주는 연극이었습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피노키오를 새롭게 표현해서..
더 쉽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장 맨 앞 줄이어서 넘넘 좋았어요. 근데 생각보다 관객이 적었고, 어린아이들이 많이 와서~
동화라더니 어린이용 연극인가 생각했죠~

연극을 많이 보던 전~ 아무 말없이~ 주인공 예슬이가 나와서 혼자 막 노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왜냐면~
보통 연극 시작 전에~ 휴대폰을 꺼 달라든지, 잡담 금지라든지 주의사항을 코믹하게 안내하고 시작하던데, 이 연극은 아무 설명없이 바로 시작해서요~
무언극처럼 아무 말없이 예슬이가 무대를 돌면서 혼자 막 노는데, 아이들(관객)이 조용하더라구요.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가난한 할아버지와 예슬이의 이야기였어요.
아무 것에도 관심도 재미도 없고 현재의 삶에 반항적인, 그러면서 엄마와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예슬이의 아픔이 있었어요.
예슬이는 내면의 상처로 인하여 거짓말만 하고 할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하죠.
그러다~ 어릴 적 자신의 불장난으로 인해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인정하고 과거에 집착하지 않게 되는 내용이에요.

과연 이 연극만 보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배우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사실 공연장이... 흩어진 느낌이 들었고, 극진행이 지루한 감이 있었답니다.
저는 꿋꿋이 잘 보고 있었지만, 같이 간 형부는... 눈을 감고 있었다는 거... (졸았음. ㅠㅠ)

첨에 배우들이 신발이 다 똑같아서 운동화를 단체로 구매했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바퀴를 뀌어 신을 수 있는 신발이었어요. 바퀴를 굴리며 꿈의 나라로 가는 설정은 아주 기발한 거 같은데, 기대만큼 신나고 굉장하고 긴박하고 그러진 못한 듯... ㅋㅋㅋ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거지 두 명이 구걸하는 장면이었어요.
가면을 쓴 거지가 맨 앞 줄에 앉은 제 앞을 지나가면서, "와~ 예쁘다!" 이렇게 말해서 저는 아주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래서 옆에 앉은 형부에게, 손짓을 했죠. 그랬더니 형부가 지갑에서 천원짜리 한 장을 꺼내서 거지 깡통에 넣어준 거예요. 근데... 거지 왈~ "이건, 돈 아닌데... 우리 돈은 이거예요..." 하면서 다시 천원을 돌려주더라구요. ㅎㅎㅎ

예슬이가 다시 착한 아이가 되는데, 너무 극적으로 착한 아이가 되어 버려서 약간 실망... ㅋㅋㅋ

그래도 꼭두각시 공연단의 공연이 참 신났었네요. 마술도 재밌고... ㅋㅋㅋ

공연장을 나서며, 왜 제목이 '마른뼈'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어요.

성경에도 마른뼈가 나오는데...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의 태엽을 돌리면 꿈의 나라 친구들이 나오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인형을 가리키려고 마른뼈라고 했을까? 아니면 목숨은 살았으나 삶에 대한 생동감없이 과거에만 집착해서 죽은 것 같은 예술이의 정신 상태를 마른뼈라고 한 걸까? 어린 예슬이에게 자신의 실수로 엄마가 돌아가시게 된 것은 정말 헤어나기 힘든 아픔과 고통이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손녀가 안 되 보여서 할아버지는 야단도 못치고 항상 품어주기만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할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하기에 예슬이는 너무 어려~ 할아버지가 조근조근 설명해 주고, 서로 공감하고 그런 부분이 더 많아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맨날 일만 해... 바빠. 그래서 예슬이는 외로워요. 자신의 문제 속에 혼자 빠져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 면에서 예슬이에게는 친구가 필요하고, 친구를 받아들일 열린 마음이 필요한데 안 되고 그래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아요.

근데, 자신의 고통의 원인에 접근하면 왜 자기가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 알면 다 병이 고쳐질까요?
예슬이가 학교에 가고, 할아버지가 병이 깊어지고 그러면 예슬이는 더 힘들어질지도 몰라요.

그래도 일단은... 마른뼈같은 예슬이가 살아나서 다행이에요...

참고로, 1인 다역을 한 배우들에 비해~ 한 역으로만 출연한 머리긴 여자분~
출연빈도가 적어서 약간 안타까웠어요... ㅎㅎㅎ 그래도 힘내세여!

덕분에, 성동구에 있는 소월아트홀이라는 데를 가봐서 좋았어요.

아쉬운 점은... 공연장이 연극의 취지랑 별로 안 맞았던 것 같다는... 그래서 산만한 느낌과 지루한 느낌이 좀 있었어요. 그리고 좀더 환상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압도할 필요가 있었을 것 같아요. ^^

배우, 스텝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는데,
당일날 너무 아파서 못갔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