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멋졌어요

부산에 서울까지 어렵게 도착한 예술의 전당. 진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공연장에서 본건 처음이다. 딸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어렵게 구한 티켓인데 두사람의 자리가 엄청 멀리 떨어져 있다. 1부 조성진과 베를린 필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은 정말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베토벤을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전에 손열음의 연주로 즐겨 들었는데 조성진의 베피협 4번은 너무도 달라 어떤 부분은 같은 곡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2악장에서는 거의 울뻔했는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밀당하듯 주고받는 소리에 숨이 막힐 정도였다. 그리고 조성진의 카덴차는 글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치 꿈꾸듯 흘렀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조성진은 점점 진화하고 있었고 자신감 넘쳤으며 퍼포먼스까지도 아름다웠다.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 품격 있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베를린 필에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고도 조화롭게 연주를 이끄는 자신감까지 더해 조성진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성장해 있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나는 기립박수로 열렬히 내 감동을 전했다. 오늘의 앵콜곡은 예상을 깨고 리스트의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 너무도 비장하고 아름다워 가슴이 절절해져서 눈물이 났다. ? 2부는 베를린 필의 영웅의 생애.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는 솔직히 예습을 여러 번 하면서도 늘 와닿지 않아 나에게는 참 어려운 곡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베를린 필의 연주로 들으니 이 곡이 이해가 되었고 마지막엔 눈물까지 흘릴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 딸은 보통의 인간처럼 생의 비애에 고통받는 영웅이 느껴져 가슴이 아프더란다. 이번 공연은 마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 기분이었는데 영웅의 연인을 표현한 바이올리니스트 베를린 필의 악장인 다이신 카시모토의 연주가 압권이었다. 또한 목관 악기뿐 아니라 금관 악기까지, 지금까지 내가 들어본 최고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Perfect!!

웅장한 음악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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