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변 용인 포은아트홀에 클래식공연에 가족과 자주가고있습니다...문화생활을 가까이서 할수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회될때마다 가보고자 합니다...^^~~

공연장도 좋았고 오케스트라 연주도 좋았고 특히 지휘자 선생님 멋있었습니다.
지방 오케스트라에 티켓값도 저렴하여 가성비가 좋을 것 같아, 큰 기대 없이 혼자서 보러 갔습니다.

첫 연주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첫 음부터 끝 음까지 소리가 풍부하고 살아있었으며, 협연하신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 선생님은 풍부한 성량과 감성으로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인터미션 없이 이어진 말러 교향곡 1번 ''거인(Titan)'', 처음 들어보는 곡이라 사전에 유명 교향악단의 연주를 몇 번 들으면서 예습을 하고 간 저로서는 사실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연주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연주 시간이 평균 55분 정도인데, 아마 그보다 연주 시간이 좀더 짧았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 시간을 재지 않아서...) 1악장 후 박수가 잠깐 나오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2악장과 3악장 후에는 거의 인터벌 없이 다음 악장으로 바로 들어갔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지휘자 선생님이 워낙 다이나믹하게 연주를 몰아가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나중에 프로필을 보니, 지휘자인 윤승업 선생님이 대단하신 분이더군요. 맨 앞줄 지휘자님 바로 뒤에서 관람을 하다 보니 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았는데, 워낙 동작이 선명하고 열정이 넘쳐 오케스트라가 그 분위기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습니다. 특히 오보에와 플륫, 호른 등 관악의 소리가 웅장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약간의 어색함들은 있었지만요) 그렇다고 현악이나 타악의 소리가 안 좋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연주가 마치고 터져나온 박수 갈채와 ''앙코르''의 외침에, "이번 행사를 후원해 주신 용인특례시와 용인문화재단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K-팝 등 기초에는 K-클래식이 있어야 하니 많이 사랑해 달라"는 말씀과 함께, "인터미션 없이 대곡을 연주한 단원들이 많이 힘드니 앙코르 한곡만 하겠다"는 양해를 구하신 후 앙코르로 아리랑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더이상 앙코르를 요청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바그너와 말러와 아리랑의 감동을 안고 공연장을 나왔습니다.

특이한 것은, 관객분들 중에 혼자 혹은 부부끼리 오신 어르신들이 꽤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봄 독일 여행 중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말러 교향곡 6번)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그런 관객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따지고 보면 독일의 지방 오케스트라가 역사가 쌓이면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되었듯이, 우리나라의 지방 오케스트라도 관객들의 관심과 역사가 쌓인다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또한 현재 50대인 저도 나중에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도 용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공연, 윤승업 선생님이 지휘하시는 공연, 용인포은아트홀에서 하는 공연들은 자주 보며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