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가족의 역사로군요. 보면서 뭐지?싶었던게 가계도를 보니 아하. 그랬구나 하고 이해되면서 재미있게 곱씹어봤다는...배우님들 연기도 멋지지만 희곡 자체가 매력있다는.

<단명소녀투쟁기>를 인상 깊게 보고 난 후, 1년에 4번 작품을 올리는 경기도극단의 공연은 챙겨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이번에도 조기예매로 할인받고 미리부터 9월이 되기만을 기다렸죠.

무대에서 만난 <매달린 집>은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공간에서 3대의 이야기가 연결고리 없이 이어져서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1990년, 1950년, 1910년도의 가계도가 겹쳐지며 숨겨진 가족의 이야기와 상처가 입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3대 ''''장''''이 ''''매달린 집''''으로 돌아오면서 80년의 시간 속에 얽히고 설킨 숨은 스토리와 상처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근친상간과 성정체성으로 인한 갈등, 동성애까지 각 세대는 모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상대를 위하는 하얀 거짓말이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독설은 존재 자체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 안에서는 결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제를 끊어내기 위해 과거로 회귀하여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찾아나서는 장. 결국 그와 3대의 가족은 혈연 중심의 가계도를 끊어내기에 이릅니다. 닻을 끊어내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매달린 집을 보며, 각자가 품은 문제를 끌어안는 대안적인 가족의 탄생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들의 연기가 강렬해지며 배우의 감정에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퀄리티 있는 연극을 가까운 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은 관객들이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달린 집''''은 첨예한 동시대의 화두를 연극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러나 동시에 언제나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고 싶은 우리 모두의 바람을 담은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 드라마터그 전영지 글 중

경기도 극단의 지난번 연극 [단명소녀투쟁기]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다음 연극은 홍보뜨자마자 예매해두었었는데 역시 기대를 지지않네요. 작품의 메시지, 배우들의 연극, 무대위 예술적인 공간배치 등 모든것이 흡족한 극이었어요. 이렇게 높은 퀄리티의 연극을 수원에서 정기적으로 만날수 있다는게 행복합니다. 배우님들의 열연을 기억하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관람해야지 3대 가족 이야기가 동시에 전개되고 1인 3역도 있어서 헷갈리기 쉽네요. 그래도 각 인물에 공감하기는 쉬운 편입니다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니예요.

캐나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와 쏟아지는 별들 숲 사이의 통나무집 이렇게 아프고 아름다운 작품을 쓰게 한 땅은 어떤 향기가 날까? 배우들은 극 내내 캐나다의 풍경을 본다. 그 모습이 이국적인 풍경을 상상하게 해주지만 그 안에 담긴 가족상의 이야기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변한 게 없네 거의 변한 게 없어 3대가 내려오는 긴 시간 동안 '정상 가족'에 대한 정의는 그 땅에서도 이 땅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한 '집'을 두고 세 시간선이 어지러이 교차하다가 그 때와 이 때의 가족들이 같은 말로 겹칠 때 소름이 돋았다. 우리의 집은 어디지 땅을 딛지 못하고=허공에 '매달린 집' 배우들의 호연과 감각적인 무대, 조명, 음악 특히 오프닝에 유원지 B.G.M 같은 음악에 맞춰 가족들이 깨어나던 순간과 엔딩에 한 아이=미래 혹은 희망을 두고 세 가족이 차례로 가족사진 처럼 서는 연출이 좋았다. 이 모두가 가족입니다 아이의 지붕인, 같은 느낌. 시간선이 겹치면서 다른 시기의 가족들이 무대에서 서로를 웃으며 연민하며 고요히 바라봐주던 것도 생각이 난다. 모든 인물들의 독백이 인상적이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기대이상의 작품을 보게 되어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