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왔다가 괜히 발걸음이 무거워진채로 극장을 떠났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진하고 묘한 여운이 깊게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배우들이 워낙 동안이고, 청소년극이라고 생각하고 예매를 했기에, 중/고등학생들이 워크샵 공연처럼 올리는 무대일거라고 생각해서 엄청나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90분동안 넋 놓고 공연에 흠뻑 빠졌다가 정신차리니 공연이 끝났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다들 미성년자 일 줄 알았습니다... 교사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 빼고요... 속았습니다... 포스터만 보고 정말 몰랐어요...;;ㅋㅋㅋㅋ

배우들의 연기와 각 캐릭터들로서의 존재감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운데 조명이 내렸다 올라갔다하며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들, 또 일반적으로 무대를 정면으로만 바라보는게 아니고, 양 사이드에 객석이 있고 배우들이 유연하게 왔다갔다 하는 무대 구성들과 음악적인 요소들에서 참 여러가지로 연출적인 부분들이 너무 좋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주옥같은 대사들이 마음에 와닿는게 참 많았는데 여러가지로 캐릭터를 대변하는 강렬함들이 느껴져서 좋았던 부분들이 있었고, 마음이 아팠던 구절들도 참 많으면서도 한편으로 또 이해가 되는 점들이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멋진 공연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원작을 읽고 난 지금의 심정으로 다시금 이 무대를 마주하고 싶습니다. 저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진실이라는 사실을 외면했을지, 외면하지 않았을지...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고, 절망적이고 참담한 현실속에서 내가 극 속에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들을 하고 생각들을 했을지... 참 궁금하기도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이런 참담한 사고들과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무거운 마음으로 윤이가 좋은 곳에서 편히 쉬며 행복하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좋은 공연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작 도서, 너만 모르는 진실 주인공 제갈윤의 첫대사가 시작되고, 러닝타임 90분은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장면이 되고서야 그 시간이 되었음을 채감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면서 그 상황에 감정이 이입되어 같이 감정 표현을 했던 일들이 있을것이다. 연극을 보면서 처음으로 같은 경험을 했고 실제로 입밖으로 나올까봐 참기도 하였다?? 소재도 그렇지만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에 어색함이 없고, 각자 역할을 현실감있게 표현해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연출을 맡은 친구는 배우들이 당일 두번째 공연이라 힘들어 보였다지만, 오히려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현실감 있게 느낄수 있었다 말해주었다.

연극을 더 재미있게 보려고 일부로 아무런 정보도 찾아가지 않았어서 처음에는 학교폭력 내용인줄만 알았는데 생각했던 내용과 달랐다.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한 연극인 것 같다. 만약 내가 제갈윤이였다면 어떤 마음이였을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든 허망감일까 아니면 그 일을 벌이고도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평소처럼 행동하는 친구들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였을까 너무나도 어린학생이 감당하지 못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였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극을 보면서 친한 친구들, 남자친구와 보내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보였다 하지만 친구들을 그만큼 믿고 행복했어서 더 그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 정말 행복했던 모든것들이 한번에 무너질 때 학생의 마음은 정말 찢어졌을 것 같다. 그래서 죽기 하루 전 우진이와의 커플링을 선생님에게 주었을 때도 그동안의 모든 추억들을 넘길 때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가해자들의 부모들도 무작정 자식들의 잘못을 덮기 보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크기 위해선 스스로 잘못을 알게하고 그에 마땅한 책임을 지게 하는것이 부모의 올바른 책임이라는 것을 더욱 더 깨닫게 된 작품이였고 누군가에게는 내일이 누군가에게는 맞이하고 싶어도 맞이할 자신이 없는 것이라는게 너무 안타까웠던 것 같다. 삶의 절벽 끝에서 간신히 서있는 아이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었을까 정말 많은것들이 생각나게 해준 연극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