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를 닮은 부산 콘서트


1. 공연장에 늦을까 봐 바쁘게 걸어갔다. 자리에 앉으니 6시 50분. 다행히 늦지 않았다. 노오란 불빛으로 가득한 2층 로비에는 공연 10분 전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이름을 부르며 분주하게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듯한 모습들... 공연장 안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일찍 와서 관람 준비를 하는 사람들로 공기가 아주 많이 들떠 있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날 인파로 북적거리는 광장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2. 콘서트는 뮤지컬처럼 1,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뮤지컬과 음악이라는 두 세계를 넘나드는 분이니 두 개의 영역을 접목한 구성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1부 전반의 노래들은 조국을 상실한 슬픔, 전쟁으로 인한 희생의 아픔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조국을 잃어버리고, 여인도 잃어버린 듯한 남자가 부르는 노래들은 처연했다. 특히 ‘레미제라블’의 <Bring him home>을 부를 때는 며칠 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의 젊은 병사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전사하면 타국의 알 수 없는 땅 위에 시신들은 나뒹굴 것이다. 세계 3차 대전을 운운하는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평화의 간절함을 노래로 인도하는 시간이었다.

3. 1부 후반에서 남자는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날에 사랑하는 여인을 몹시 그리워하며 목이 터져라 연가들을 내리 불렀다. <사랑의 찬가> 연주가 시작될 무렵, 핏빛 같은 빨간 조명은 무대 위를 덮었다. 여인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상징하는 것일까. 아니면 여인을 심장에 비유한 것일 수도. 오늘은 순한 맛이지만 앞으로 점점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던 임태경 님 멘트의 복선일지도. 연가 네 곡은 감미로움과 간절함을 교차해 가며 사랑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켰다. 노래들은 고단한 현실에 힘껏 선을 그어주어 완전한 꿈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노래는 마력을 지닌 듯 했다.

4. 뮤지컬 ‘위대한 쇼맨’의 <Rewrite the stars>로 2부 전반이 시작되었다. 임태경 님과 듀엣으로 부른 여대생이 처음에는 조금 염려되었지만 자기 역할을 잘 해냈고, 앞으로 이 무대 경험은 그녀의 자신감을 성장시키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거라 믿는다. 음악의 경지를 넘어선 임태경 님과 풋풋한 MZ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의외였지만 매우 신선했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 주고 싶은 대선배님의 배려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무대였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 제목은 모르겠는데, 갑자기 클럽 분위기로 돌변하는 공연장이 너무 신나고 흥겨웠다. 사람들은 끓어오르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자리를 박차고 모두 일어나 신나게 뛰고 환호를 질렀다. 이 역시 뜻밖의 분위기였지만 너무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임태경 님의 의상(바지ㅠㅠ)으로 인한 코믹은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남을 것 같다. 연출이었을까 궁금...^^

5. 2부 후반, 들떴던 분위기는 MZ 가수 박장현 님의 노래로 정돈 되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공연이 거의 끝나간다 생각하니 많이 아쉬웠다. 임태경 님은 박장현 님과 듀엣으로 <가족사진>을 불렀는데, 두 분의 믿음과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져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있는 것처럼 아늑하게 들려왔다. 마음 좋은 사람들이 불러야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는 앵콜 곡 <슬픈 표정 짓지 말아요>, <My way>로 장식되었다.

6. 콘서트는 4연으로 이루어진 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 하나, 하나는 행으로서 연을 이루고 연들이 모여 한 편의 시가 이루어진 것 같았다.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사랑의 서사, 손편지 같은 시를 닮은 공연이었다. 정교한 플롯으로 구성된 노래들의 배열을 통해 전체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도 공연의 재미를 더해 줄 것 같다. 11월 30일 대구 콘서트에서는 무엇이 달라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2024. 10. 31 전국투어 부산 콘서트 공연 후기)

오랜만에 임태경님 단독 콘서트 보고왔어요. 콘서 부르셨던 발매앨범 곡들 따라부르는 자신을 보며 새삼 정말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났어요. 그외 뮤지컬 넘버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태경님 정말 어마무시한 성량으로 멋진 노래들 불려주셔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어머니께서 평소 임태경님의 팬이셔서 유튜브와 TV에서 그의 목소리를 자주 듣곤 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직접 무대를 접하며 저 역시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임태경님의 장르와 언어를 넘나드는 소화력에 놀라웠고, 각 곡마다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마치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디제잉을 하시며 제가 평소 헬스장에서 자주 듣던 곡들을 부르셨을 때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신나게 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노래를 단순히 부르는 것을 넘어 관객들이 곡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에는 함께한 공연 참여자들을 소개하시며 따뜻한 메시지를 남겨주셔서 마음 깊이 울림을 느꼈습니다. 어머니와 저, 둘 다 행복한 밤을 보냈고 그 여운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듣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가창력과 아름다움을 다 갖춘 천상의 목소리의 소유자 임태경! 잊을 수 없는 공연, 보고 있어도 아까운 공연이었고, 중간중간 태경님이 시간이 반쯤 흘렀다, 이제 마지막 공연이다라고 할 때 벌써?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 순삭 ㅠㅠ 첫 앨범에 있었던 곡들도 오래전 처음 태경님을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생각나서 넘 좋았고 여자분과 듀엣으로 부르신 'Rewrite the stars' 목소리 합도 좋고 너무너무 아름다웠어요 정말 태경님 말씀대로 목소리 관리 계속 잘해주셔서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뵐 수 있는 것만이 제 소원입니다! 어쩜 데뷔 때랑 목소리 하나도 안 변하시고 그대로... 정말 자기관리 최고시고 앞으로도 건강하시길 이 목소리 변치마시길 바라고 또 바래요 ♡

정말 재밌는 공연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