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세상을 살고 싶어” ?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세상에 보지 못한 이면들을 잘 자각하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사각지대에서 소외된 이들에 삶을 제대로 마주하는 경험을 가지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주변에 많이 산재해 있지만 무관심과 무시로 지나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그러한 어두운 골목길 그늘에 감춰진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에 후기를 작성하고자 한다. 오늘 작성할 후기는 연극 <텅빈 아이>이다. 연극 <텅빈 아이>는 극단 골목길에서 제작한 연극으로 최근 연극 '쉘터,' '요셉이 찾아왔다',' '구름을 타고 가는 소녀들'등의 작품을 선보인 극단이다. 극단 골목길은 골목길 그림자에 감춰진 현대사회에 다른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텅빈 아이>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으로 오랜기간 히키코모리로 지닌 하늘과 그를 좋아하는 민석 그리고 포장 센터에서 일하는 혁과 경민이 다루는 일상속 이야기이다. 연극 <텅빈 아이>에 흥미로운 점은 극에 서사가 매우 전형적이며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보편적이지 않다는 여기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극단 골목길 답다, 혹은 다워야 한다는 제작진의 부담이나 관객으로 기대가 없을 수는 없지만 개인적 취향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봐야할 것이다. ''''텅 빈 아이''''의 배경이나 다루는 소재, 주제를 보면 ''''청춘예찬''''처럼 청춘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물건 포장을 해서 택배로 보내는 창고가 주요 배경으로 모인 등장인물들은 하나 같이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이른바 기성세대인 공장 지배인이나 사장은 등장하지 않는다. 관리직 대신 경력이 오래된 아르바이트생이 그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여 이 연극이 보여주는 연결고리는 애초 불안하고 나약하다. 마지 못해 잠시 거쳐가는 곳에서 만난 인연이 질길 수가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이 비대면 온라인 주문 상품 포장인 바,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포장, 정리, 납품 과정은 아마도 최저임금 단순 노동이지만 ''''인간 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부터 자유롭기도 한 이도 저도 아닌 채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현장이다. 극 중심에 있는 텅 빈 아이, 이전 회사에서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입어 히키코모리로 지낸 지 3년이 된 은둔형이 된 하늘을 비롯해 작가/연출의 진단은 납득 가능하다. (텅 빈 아이, 라는 제목은 하늘이 의지하는 휴대폰 인공 지능을 아이라고 부르며 환영으로 구체화하지만, 인간이 아닌 한계라는 점에서 중의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그 사이 틈새를 집요하게 비집고 파고들었던 젊은 시절 박근형과 달리, 사실 시대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사람이 아닌 AI(혹은 환상)에 기댄 하늘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은 하늘을 심각한 상황에 던져 놓은 것에 비해 다소 약한 편이다. 이를테면 하늘에게 호감을 가지고 내내 쫓아다니던 민석이 하루 아침에 180도 돌변한 이유가 몰래 우연히 본 바퀴벌레가 나오는 하늘의 반 지하 환경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는 그 이미지와 별개로 갑작스럽다.

극 초반 하늘이 민석과 나누는 대화를 보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라는 설정에 비해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관객에게 상황 설명을 하기 위해 장치로 보인다. 민석과 혁 사이 관계나 이후 혁이 보이는 하늘에 대한 질투, 맏형 격인 경민의 너스레도 자연스럽기 보다 극을 이끌어가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하여 극중 누구도 행복하지 않고, 더 물러설 곳 없는 낭떠러지에 몰린 결말을 보여주지만 그들의 절박함이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 내가 나이가 들고 세파에 감정이 무디어진 탓도 있을 것이다.*

"텅 빈 아이" (작,연출:안소영 음악디자인:박민수 무대디자인:정승환 홍보디자인:이형우 조명디자인:라성연 사진:김봉진 출연:곽지수, 김민승, 박성환, 박종호, 이다혜 주최:극단 골목길 극장:나온씨어터 별점::★★★★☆)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하늘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지난 상처로 집에만 있었던 시간은 3년.. 점점 돈은 없어지고, 취업도 할 수 없는 하늘은 용기내어 포장알바로 돈을 번다 집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둘, 말을 걸어온다 하늘은 지난 상처를 떠올리며 도망가려 하는데...
전작 "구름을 타고 가는 소녀들" 을 봤었던 믿고 보는 극단 골목길 공연이다. 그동안 박근형 연출님 공연만 봤었는데, 극단의 신인 작가님 공연인 듯... 전작 "쉘터" 를 왜 안봤지... 청소년극일 줄 알았는데, 27세 하늘이의 얘기이다. 내용은 우울 하지만 이 공연을 선택하게 한 전작 "전기 없는 마을" 의 이다혜 배우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2015년 "안녕 앙코르" 에서 처음 봤었던 배우님, 이제 애정 배우로 부르면서 별점 1개 추가. 러닝타임은 65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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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았어요! 극단 골목길 응원합니다!

소외되는 젊은 청춘들의 어려움과 점점 고립되어 가고 외로워지는 현재의 청춘들을 대변했네요. 특히 혁이역의 김민승 배우는 데뷔작이라던데 베테랑의 연기를 보여줘서 데뷔작이란게 믿기지 않았고 반장역위 박종호 배우의 감칠맛나는 연기 일품이었네요. 무엇보다 주인공 하늘역의 이다혜배우의 고립되고 외로운 연기도 좋앗고 외모가 너무 귀여워서 또한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