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최고예요~~ 강추강추~~
2인극이고 좀 지루하면 어쩌나.. 했는데..
완전 기우였습니다..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한 최고의 작품입니다~
이제 백암에서 공연하신다구요??
계속 쭉쭉 번창하세요~~!!!

백문이 불여일견..
말 그대로 저는 최고라는 말 밖에는 더 이상 할말이 없네요.
애인과 가족 친구 그 누구와 함께해도 괜찮을것 같네요.

[연극 노인과 바다] 버틸수 있음에...



공연장 : 대학로 극장
관람일 : 2011년 6월 19일
캐스팅 : 민경진, 신담수

성석제의 소설을 보면, 노름판의 기술은 버티는 것이라고 한다. 누구나 잃을 때가 있고, 딸 때 가 있으니, 계속 잃는다 해도, 버티다 보면, 이기는 운이 돌아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지금까지잃은 것을 복구해서 집에 가져갈 걸 따는게 기술이라 한다. 연극 노인과 바다의 85일간 고기 한마리 잡지 못한 노인에게는 이 버티기 기술이 있다. 이제까지 아무것도 못 건졌으니, 반드시 큰 놈을 잡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 그 확신에 가득찬 버티기 기술이 있다.


극 중 노인이 물고기를 왜 잡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어부'인 그가 하는일이 '고기잡이' 이고 그는 그냥 그 일을 하며, 자기의 운 대를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그 운 대가 왔을때 그것을 힘써 잡는게 그의 삶이다. 그래서 남들이 고기도 못 잡는 재수 옴 붙은 노인이라 몰아도 초연하고, 꼬마에게 도시락과 맥주를 얻어 먹으면서도 전혀 자존심 상해하지 않는다. 먹을것이 없어도, 조수가 없어도 그는 평소처럼 배를 탄다. 사투끝에 큰 물고기를 잡지만,이를 노린 상어떼에게 모두 빼앗기고, 작살마저 상어와 함께 사라져도, 있는 식칼과 노로 작살 대용을 만들어 상어떼와 싸우고, 상어떼에게 잡은 고기를 다 빼앗기고 집으로 돌아가 누워도 젊은 날의 꿈을 꾼다. 낙심 해서 뒤척일 만도한데, 그는 곤히 잠들어 꿈을 꾼다. 아! 곤히 잠든 이 노인의 얼굴은 참으로 평온타.

그는 외롭지만, 주변인에게 연연하지 않고, 배고프지만 주위에 구걸하지 않는다. 다만 도움의 손길이 왔을때 순수하게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 구부정한 노인은 참 당당해 뵌다. 고기 한마리 못잡고, 마을에서 왕따 당하는 늙은 패배자, 식구도, 가진 것도 하나 없지만 그는 주눅들지 않는다. 노인은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는 젊은 날 보여 주었던 자신의 용기와 끈기를 믿는다. 그래서 노인은 끈기 있게 버티다가. 기회가 왔을 때 용기를 내고, 그리고 싸움에서 이겼을 때 마음껏 기뻐한다. 그런데 난 노인과 같지 않나 보다. 물고기 잡았다고, 노인이 기뻐 환하게 웃을 때에도, 아이고, 저것 곧 빼앗길 텐데 하며, 기쁨을 누리긴 꺼녕, 안타까운 걱정만 먼저 하고 있었다.

연극 <노인과 바다>에서 세월의 더께가 쌓인, 노인의 얼굴과 때낀 손, 발은 그 자체로 극이다. 왜소하고 온화한, 조금은 수줍은 듯한 노인. 난 그가 초반에 웅숭그리고 않아 구석에서 혼자 밧줄을 손에 감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구석에서 오래 전 부터 해오던 하루의 일과인 밧줄을 덤덤하게 팔에 감고 있는 노인. 그 노인의 모습은 소박하지만 강인하다. 그리고 그런 노인이 좋아서 그를 챙기는 해설자 소년의 마음은 극 내내 참으로 따스하게 전해진다.

극을 보는 내내, 난 고기잡이 노인의 인생과, 극 중 역할을 맡은 배우의 인생이 같이 보이는 듯 했다. 노인의 배역은 배우의 길에 오래도록 머문 연기자 만이 할 수 있을것 같다. 노 배우는 그의 온 몸에서 고기잡이 어부의 지난 세월을 길어낸다 그리고 소년 역할 또한 노 배우가 지나왔던 길을 진심으로 아끼는 이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년에게 고기 잡이를 처음 가르쳐 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인생에 대한 마음속 깊은 경외가 우러나오는 소년은 노인과 관람객들 사이에서 극을 이끈다. 그는 관람객들은 그가 시키는대로 극 중에 직접 물고기가 되기도 하고, 극 중 인물이 되기도 하면서 극에 참여 하는데, 다양한 관객들의 의외의 반응들에 극을 더 생생하게 전개 되었다. 이날은 수녀님, 아가씨, 커플, 초등학생,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총각, 숙제하러 온 것 같은 고등학생 관객의 연령층은 참으로 다양했다. 이들의 공감대를 모두 끌 수 있는 연극....그런 연극을 볼 수 있어서 흐믓했다.

헤밍웨이의 유명한 작품 '노인과 바다'

연극으로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었는데요, 2인극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서
웃음과 감동과 철학을 함께 주는 자리였습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노인과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청년의 역할이 잘 어우러지는 무대였어요.

꼭..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관객 참여도 좋고 구성도 색다르긴 했는데...
바다라는 배경을 비좁은 연극무대로 옮기기에는 무리가 좀 있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