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첫번째 큰 시험~수능을 치른 딸과 무심코 봤던 연극이였어요~~
앞으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갈 딸과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엄마인 내가
몰입해서 볼 수있었던 현실감 있는 내용이였어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재치있는 연출로
감동받고 갑니다. 그리고 배우님들 모두 정말 정말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어쩜 다들 발성도 크시고
막힘없이 합이 딱딱 맞게 연기하시는 무대를 보니 엄청난 연습과 준비를 많이 하셨다는게 느껴졌어요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감사합니다.

입장할 때부터 극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의 연령대에 따라, 현재의 처지에 따라, 판다의 꿈에 다른 방식으로 이입하게 된다. 주인공의 반복되는 동작과 구호가 짠하다. 극장을 나서서 동행한 지인들과 한 잔 하는 자리에서도 극에 대한 후기가 이어진다.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던 판다를 슬며시 꺼내보거나 판다가 되고 싶은 자녀를 둔 부모로서의 고민을 공유하기도 한다.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유머를 더해 사실적으로 그려낸, 무대와 소품을 재치있게 활용한,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몰입감을 더한 좋은 작품이다. 작품에 참여한 이들의 열정과 노고를 극의 완성도로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판다가 되고 싶은 꿈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무대 위에서, 무대 뒤에서 분투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판다는,
경부고속도를 달리 수 없단다.
이 엉뚱발랄한 선언을 연극 제목으로 삼았다.
그럼, 경부 말고 중부나 영동고속도로는 처달릴 수 있단 말인가.
그럼, 판다 말고 돌고래나 침팬지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단 말인가.
판다는 뭐냐, 왜 하필 경부고속도로냐.
호기심 증폭.

주인공은 희경이다.
어릴 적, 넌 커서 뭐가 될래, 어른들이 묻자,
나는요 나는요 판다가 돼서 경부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릴 거예요,
라고 했다가 돌아이 취급을 받는다.
인간은 판다가 될 수 없단다, 라는 어른들의 생물학적이고 현실적인 진단을 받고,
희경이는 판다의 꿈을 접고 자본주의의 전사로 돌변/돌격한다.
이후 희경이는 주식과 코인에 영끌하고 영혼까지 탈탈 털린다,
라는 게 이 스토리의 뼈대다.

이 극은 크게 칭찬하고 싶다.
객석 수는 30여석. 만석.
이 좁아터진 무대 위로 고민과 연습의 흔적이 뚝뚝 새겨지고,
그 열정이 이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특히, 주인공 희경 역을 맡은 정희경 배우는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
돈이 없을 것이다, 혹은 돈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극단의 살림살이를 예상컨대.
영세한 자본 사정을 영리하게 돌파하는 방법도 있고,
우직하게 헤쳐나가는 연극도 있다.
이 작은 극단/연극의 진심과 투혼을 응원한다.
코인 말고 연극에 영끌하는 이들이 건재함을 늘 믿는다.
잘했다, 고맙다, 극단 <뜬, 구름>.

왜 극단명이 ''뜬, 구름''인지는 모르겠으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두려움 없이 해나가는 게,
연극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연극과 연극인들, 지지한다.

나는 믿고 산다.
제 젊음을 불살라 연극에 영끌하고,
가슴 적시는 시 한 줄에 영끌하고,
새벽별 돋는 숱한 감격에 영끌하고,
겨울바다에 제 어리석음을 투척하는 안간힘에 영끌하고,
더 깊고 더 아픈 사랑에 영끌하는,
영혼의 전사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 아주 아주 아주 약간의 스포 아닌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연극을 사랑하고 이 사회에 부단히 발 맞춰 걸어가는, 20대 후반의 평범한 한 사람입니다. 판다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판다랜드를 만들고 싶던 여섯살 희경이의 순수한 꿈이 점차 삭막한 현실과 사회의 규정에 의해 변질되어 가다가 어느 청년의 순간에 ‘무’가 되어버린 과정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규정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을 놓아버리게 만드는 이 사회. 옳고 그름을 흑백논리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의 창의성에 대한 존중과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부속품(인간)으로서 참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 물론 보시는 분들 마다 각기 다른 메세지를 받으셨을 수도 있지만요 - 그 누구라도 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에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연극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형식과 내용과 열정으로 감동 받고 싶습니다. 세상에 나와주셔서, 제가 감히 이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 받고 갑니다. :)

이상을 쫓아 돌연변이가 될지, 안정적으로 틀에 맞춰 살아갈지. 희경이의 성장 과정 속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었다. 꿈과 현실, 개성과 타협, 시선과 몸부림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불안하게 살아남아야할 이 사회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토록 무거운 주제를 재밌게 풀어나간 이유도 수많은 양면성을 보여주는건가? 싶은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