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모리는 새로운(nu)과 장단(mori)의 조합으로, 국악과 k-pop, rock을 융합한 일렉트로 국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밴드이다. 누모리의 공연은 국악에 대한 나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공연을 보기 전 다양한 소리를 내는 키보드, 강렬한 일렉기타 사이에서 판소리와 장구가 돋보일 수 있을까? 생각을 했지만, 우리의 소리와 악기는 그 사이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장구 연주자의 독주가 인상깊었는데, '덩, 덕, 쿵, 더러러러, 기덕'이 장구의 유일한 리듬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달랑 장구 하나, 소리를 키우는 마이크 하나의 구성이었지만 장구 독주는 폭발적이고 누구보다도 힘이 있어보였다. 장구에 온 몸을 맡긴 듯한 장구 연주자에게서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장구의 풍부한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중 '복잡한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새로운 장단이라는 뜻에서 누모리라고 이름을 간단하게 지어보았다.'라고 '누모리'라는 뜻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새로운 장단', 이 밴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나타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어떤 공연을 가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퓨전이라고 하기에는 국악과 일렉트릭 각각의 색이 살아있고, 두 장르가 침범하지 않으며 서로 어우러지는 음악이었다. 두 장르가 상호 보완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이 공연을 보는 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