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 차이코프스키는 악성콜레라에 걸려 갑자기 사망한다. 그가 죽기 1년 전 해에 작곡한 마지막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이 러시아 최고의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키로프오케스트라 연주로 우리나라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마에스트로 게르기예프가 링4부작 공연(24일, 25일, 27일, 29일)과 정경화와 협연하는 2회의 공연(23일, 28일) 사이에 선사하는 ‘깜짝선물’이다. 입장권 가격이 그간 내한한 오케스트라 공연 사상 최고로 싼 3~5만원 대이다. 하물며 세계에서 가장 스케줄 바쁜 우리 시대 거장 지휘자 중 하나인 게르기예프와 함께 경이적인 공연..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Tchaikovsky, The Nutcracker

제1막

제1장
서곡 - 동화 발레 음악의 서곡답게 경쾌한 주제를 펼쳐 나가는 귀여운 곡이다. 차이코프스키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현악기에서 첼로와 더블 베이스를 제외하고 있다.
1.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파티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활기찬 음악이다. 목관의 아라베스크는 마치 양초 불이 깜박거리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어린이들이 팀파니의 음을 타고 등장한다.
2. 행진곡. 조곡에도 포함되어 널리 알려진 ‘행진곡’이며 처음에는 트럼펫, 호른 클라리넷으로 쾌활한 주제를 연주하다가 현악기에 인계된다. 짧지만 아주 친숙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3. 아이들의 갤로프와 새 손님의 등장. 경쾌한 어린이들의 갤로프(gallop=말 달리기)로 시작한다. 주선율은 제1바이올린이 목관으로 옮아가며 발전하다가 템포가 알레그로에서 안단테로 바뀐다. 그 엄숙한 분위기는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는 손님들의 등장을 묘사하고 있다. 끝은 흥겨운 폴로네이즈이다.
4. 춤의 장면 - 드로쎌마이여의 선물. 비올라와 트롬본의 선율을 타고 드로쎌마이여가 나타난다. 그의 선물 속에서 용수철 장치의 군인 인형이 튀어나와 밝은 왈츠를 추기 시작한다.
5. 정경과 그로쓰 화터의 춤. 1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고 클라라와 후리쯔는 프로쎌마이여에게 받은 호두까기 인형을 서로 가지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므로 그들은 진정시키기 위해 드로쎌마이여가 독일의 옛 춤 ‘그로쓰 화터’(gross-vater=grandfather)를 춘다.
6. 정경 -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파티가 끝나고 아이들과 부모는 각기 침실에 들어간다. 클라라의 자장가가 흘러 나오지만 마음이 호두가지 인형에 가 있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드디어 침대에서 살며시 빠져나와 응접실에 간다. 마침 시계가 12시를 알린다. 바이올린과 하프의 선율을 따라 크리스마스 트리가 차츰 자라 거목이 되므로 클라라는 두려운 나머지 몸부림을 친다. 둘레에 스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7. 정경 -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 엄청난 쥐떼가 장난감 병정을 엄습하여 호두까기 인형과 쥐 왕의 결투가 벌어진다. 전 악기를 구사한 거침 음악이 결렬한 전투 장면을 그린다.

제2장
8. 정경 - 소나무 숲에서. 은빛으로 뒤덮인 소나무 숲 속을 클라라와 왕자가 지나갈 때의 음악이며 하프의 아르페지오를 타고 유려한 선율이 꿈과 환상의 세계를 펼친다. 조용히 들으면 실제로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9. 눈의 왈츠. 이 발레 음악에서 춤다운 춤곡은 ‘눈의 왈츠’부터 시작한다. 곡은 목관과 현이 뒤얽히면서 시작된다. 눈송이가 펄펄 흩날려 떨어지는 모양을 아주 교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윽고 목관으로 귀여운 주선율이 나타나 무대 뒤에서 노래하는 스물네 명의 여성 코러스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발레 음악에 사람의 목소리를 쓰는 대담한 시도가 놀라운 효과를 거두었다. 차이코프스키가 자신 있게 최초로 쓴 곡이니만큼 제1막 전체에서도 돋보이는 명곡으로 꼽힌다.

제2막

10. 정경 - 설탕 산의 마법의 성. 클라라와 왕자가 온통 과자로 만든 마법의 나라에 도착한다. 안단테 곤모쏘의 아름다운 음악이다.
11. 정경 - 클라라와 왕자. 클라라와 왕자가 과자 성안의 대 응접실로 안내될 때의 음악이다. 왕자는 봉봉 사탕의 요정에게 클라라가 자기 목숨을 구해 주었다고 보고한다. 트럼펫의 신호가 울리면서 클라라를 맞이하는 호화로운 향연이 벌어진다.
12. 디베르띠스망(divertissement). 각국의 춤을 소개하는 유명한 ‘디베르띠스망’(희유곡?조곡)은 서로 성격이 뚜렷이 다른 여섯 개의 곡으로 이루어져있다. 차이코프스키는 발레 음악 속에 민족적 색채가 짙은 음악을 곧잘 삽입했다.
1) 쵸콜리트-스페인의 춤
트럼펫의 솔로로 시작하는 정열적인 스페인 무곡이며 캐스터네츠를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쵸콜리트의 인형이 춤을 춘다.
2) 커휘-아라비아의 춤
차이코프스키 자신이 ‘아라비아의 춤’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라비아의 의상을 입은 남자의 춤이며 동양적인 색채가 짙은 선율이 인상적이다. 당시 러시아는 아라비아에서 커휘를 수입하고 있었으므로 커휘와 아라비아를 결부시켰으리라고 짐작한다.
3) 차-중국의 춤
남자 하나, 여자 둘의 셋이 추는 중국 춤이다. ‘중국 춤’이라고는 하나 별로 중국적인 음악은 아니다. 어디가지나 차이코프스키가 상상한 중국풍의 음악일 뿐이다. 여기서는 플룻이 활약한다.
4) 트레파크-러시아의 춤
트레파크는 2박자의 거친 리듬을 지닌 러시아 농민의 무곡이다. 3명의 코싸크가 춤을 춘다.
5) 갈대 피리의 춤
현악기의 리듬을 타고 세 개의 플룻이 활약하는 좀 익살스러운 음악이다. 아몬드 과자로 남든 양치기 여자가 갈대 피리를 불며 춤을 춘다.
6) 지고뉘 아주머니와 삐에로
지고뉘는 불란서 동화에 나오는 늙은 부인이며 그녀에게는 이루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가 있다 .등이 긴 여윈 부인이며 커다란 스커트 속에서 수없이 삐에로가 꾸역꾸역 몰려 나와 춤을 춘다.
13. 꽃의 왈츠. 크리스마스 케익 안의 설탕으로 만든 장미 꽃다발을 가진 처녀들의 춤이다. 전곡 중 제일 화려한 음악이며 [호두까기 인형]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목관과 호른의 도입에 이어 현란한 하프의 카덴짜가 계속되고 곧 주부(主部)로 들어간다. 주선율은 네 개의 호른으로 연주하며 이 밖에도 각기 성격이 다른 세 개의 왈츠 선율이 나타나 론도 형식의 구성을 호화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14. 빠드뒤. 왕자와 봉봉 과자 요정이 벌이는 춤이다. 네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서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6번[비창]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곡은 하프의 아르페지오(arpeggio=분산화음) 위로 흐르는 러시아 민요품의 현의 선율로 시작한다. 중간부에 나타나는 오보에의 가락도 아름답다. 차음 열기를 더해가며 부풀어 오른다. 금관 악기의 용법이 절묘하다.
2) 제1바이올린-타란텔라
왕자 혼다 추는 타란텔라 무곡이며 아주 짧다.
3) 제2바이올린-봉봉 과자 요정의 춤
봉봉 과자 요정의 우아한 솔로를 위한 음악이며 차이코프스키가 파리에서 발견한 첼레스타가 녹아들듯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4) 코다
템포 빠른 이 음악은 왕자와 봉봉 과자 요정이 추는 춤곡이다.
15. 마지막 왈츠 피날레. 환상적인 이야기를 끝맺기에 알맞은 왈츠이며 전원이 함께 춤춘다. 빠른 템포의 경쾌한 도입을 따르다가 화려한 왈츠로 바뀌고 이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돋우면서 곡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