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배꼽잡고 웃을 일은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덕분에 많이 웃고 갑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다 너무 친근하고 제가 크면서 겪었던 교회학교가 떠올랐습니다. 웃음도 주지만 묵직한 메세지도 있어 마음 따땃히 보고 갑니다. 연극 끝나고 나오는데 눈이 내리내요. 덕구와 친구들이 참 좋아하는 눈ㅎㅎ

아내와 결혼전 데이트 하면서 대학로에서 '빈방 있습니까?' 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 아이들이 자라서 내용을 이해하고 같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것 같다는 설레임으로 예매를 하고 크리스마스에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벌써 3번째 같은 연극을 보면서도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공연을 보았고 40여년째 덕구를 연기하고 계신 배우님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운영의 미숙함이 그 감동을 반감시켰습니다. 먼저는 예매시 좌석을 지정할 수 없어서 사전에 전화로 문의하니 선착순 배정이라는 말을 듣고 앞자리에 앉고싶어서 한시간 반 전에 도착 했지만 좌석은 임의로 정해져 있었고 거의 처음으로 예매한 저의 좌석은 가장 뒤에서 두번째 줄이었으면 4명의 가족은 2명씩 따로 앉아서 관람을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공연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10분정도 지연되었으며 공연중 마이크와 음향은 잡음과 불안정한 크기로 공연의 질을 떨어뜨렸습니다. 크리스천으로써 대학로 소극장에서 아내와 손잡고 보던공연을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그 자체로 너무 감사했지만 운영적인 면에서는 표를 구매하고 공연을 관람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크게 실망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교회의 친한 가족들과 또 보러가고싶은 마음이 생기는건 그 모든 것 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기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