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정보를 보며, 프로그램을 처음 보았을때...
상당히 어려운데? 생각했었다.

슈트라우스의 돈 주앙, 슈니트케의 피아노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어느것 하나 만만한 곡이 없었다.
소위 말하는, 대중적인 레퍼토리가 하나도 없다.
특히나 페트루슈카는 난해하기로 소문난, 오디션과 입시의 단골레퍼토리가 아닌가 말이다...

평일보다 다소 이른 공연시간(5시)에 도착하려고 걸음을 재촉했다.
KTX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또 한참을 걸어 도착했다.
콘서트홀 앞 광장과 잔디밭에는 휴일오후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돈 주앙, 그 특유의 반전에 들을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된다.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은 좀 낯선 곡이었는데... 선율도 화음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덧, 약간은 차가운 선율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밝고 활기찬 시장의 분위기로 시작하여... 무겁고 비극적인 사육제의 죽음으로 치닫는다.

오늘 레퍼토리의 주제는 반전인가...^^

2번의 앵콜도 감동적.
독도 랩소디 (독도는 우리땅의 orchestra version)
Zequinha de Abreu의 Tico Tico No Fuba (Daniel Barenboim의 'Brazilian Rhapsody'에
수록되어 유명해진...)
열정적인 앵콜에 박수가 터져나온다.

좀 낯설고도 감동적인...
좋은 연주 선사해준 orchestra에 박수를 보낸다.

참으로 난해한 프로그램이다.

슈트라우스의 돈 주앙,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그런데... 감성으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몸이 먼저 반응한다.
돈 주앙에서 나타나는 반전같이 급격한 분위기 변화에 심장이 내려앉고 가위로 실을 가르듯 툭 끊어지는 소리들 사이로 머리가 하얗게 타버린다.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은 또 어떤가. 공동묘지의 유령들의 합창처럼 음산하고 서늘한 현악기 위로 역시나 이해하기 어려운 피아노의 불협화음이 얹히는데, 그것이 어느 순간 섞여들어가기 시작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에 뜨거운 것이 차오른다.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스토리가 있는 작품인 만큼 스토리 라인을 착실하게 따라가는 전개를 보인다. 시장의 발랄함부터 비극적인 사육제의 마지막까지. 하지만 그들은 결국 인형이었고, 인형에겐 비극적인 사육제 조차 사람들에겐 그저 축제였을 뿐이다.

앵콜은 굉장했다. 무려 독도 랩소디. '독도는 우리 땅'을 풀 오케스트라로 듣다니...

정말 오랜만에 본 교향악 공연이었고,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프로그램이었지만 나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감성이 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대안하고 왔는데
진짜 좋아서..다른 교향악단 공연도 예약했어요~

너무 좋았고, 감동적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