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반입니다~ 그동안 학교생활하면서 여러가지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많이 즐기지 못했네요~ 좋은 기회를 주시면 대학생활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공짜로 보게 되었는데..
생각치 못하게 감동을 받고 왔습니다.

요즘 여러가지 바쁜일들과 개인적인 일들이 있어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그래도 앞으론 다 잘 될거라고 믿고 힘내려고 합니다~좋은 기회 주셨으면 좋겠네요~^^

연극 보면서 이렇게 눈, 코가 빨개지도록 엉엉 울어본적이 없던 것 같다. 슬픈 연극을 몇편 보긴 했지만 이날 공연처럼 펑펑 울어본적은... ㅜㅜ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도 눈물이 났고 다시 갈아탄 버스 안에서도 휴지를 계속 들고 있었다. 이때 날 본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실연이라도 당한 줄 알았을거라는... ㅜ

아직 연극 '만선'을 접해보지 않은 분이시라면 줄거리 검색하지 말고 무조건 가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그렇다고 이 연극 마냥 슬프기만 한 연극은 아니라는 사실. 연극 110분 중 100분은 정말 정말 웃기다. 그리고 막판 10분은 정말 정말 슬프다.
그동안 많은 연극을 봤는데 이 연극만큼 암전을 잘 활용한 연극이 없었지 싶다. 보통 무대의 전환을 위해 암전을 사용한 소극장 공연이 많았는데 이 연극은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사용한 경우였다. 그리고 암전되기 직전 날려주는 적재적소의 포복절도할 대사들... ㅋ
치매걸린 할아버지의 된장국 타령, 지체 장애 딸의 PD를 향해날리는 욕 ㅋㅋ 진짜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너무 웃긴 대사들이었다. ^^

그 가족이 죽기 위해 온 바다. 서로의 몸에 밧줄을 묶어 연결한 가족. 그들이 동반 자살하려는 이유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치매에 걸려 자주 정신이 자유로워지는 할아버지, 의족과 의수를 한 폭군 아버지, 사채를 끌어쓰고 하나님만을 의지해온 아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
비리 경찰로 낙인찍혀 수배자 인생이 된 아들, 지체장애 딸... 그들에게 희망은 없어보인다.
그들은 죽으러 온 바다 위 배 안에서 마저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폭언과 욕설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지체 장애 딸은 희망을 놓지 말자며 가족에게 죽지 말고 다시 돌아가자고 계속 설득한다. 이에 가족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다시 돌아가려하지만..
아내는 자신만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자살하기 전 가족들이 서로에게 그동안 말하지 않은 비밀들을 돌아가며 모두 말하는 시간...
그 때도 말하지 않았던 딸이 나중에 가족이 서로를 비난하며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으로 향해 갈때 가족에게 울면서 고백하는 말들...
딸의 대사가 정말 너무나 섬짓하고 가슴이 아파서 목이 메어왔다. 아마 그때부터 내눈에서 계속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 ㅜㅜ
계속해서 가족들을 설득하며 삶의 끈을 놓지 말자고 하던 딸이 가족에게 해준 이야기. 그 이야기는 그 가족에게 더이상의 작은 희망도 품을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결말이 너무 비극적인데... 만선이라니.... 왜 이 가족에게 있어서 살면서 인생 만선의 기쁨은 단 한차례도 찾아오지 않은 걸까.ㅜㅜ
가족을 모두 잃고 만선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아버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상처 투성이였던 그들의 인생이... 그래도.... 서로 보듬어 안고 그래도 살아주지 그랬어............... ㅜㅜ

너무나 좋았던 공연. 가슴은 아팠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공연이었다.

서울연극제(5.11~15) 많은 작품이 있지만 이 기간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택한 것 만선


우선 만선의 정의는 배에 고기가 가득 실렸다는 의미와 사람이나 물건이 가득 실렸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다 담고있다.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은 다양한 배경과 나이의 사람들로 가득했었다..이미 만선이었다..이날도 표가 매진이었으니..

나는 1000원하는 카다로그를 사지 않았고 시놉시스를 잠시 보면서 5명의 주인공(나중에는 리포터까지 1명 더 있었지만)의 이야기와 사연이 복잡다기하게 전개되는 선상 위에서의 연극 정도라고만 알고 공연장을 들어갔다...

아르코 예술극장은 우선 울림이 많은 곳이라 대사를 놓친 분들이 중간중간 뭐라고 했어라는 소리를 곳곳에서 하실 수 있을 만큼 속사포같은 대사를 쏟아내는 대사가 많은 연극이었다...특히 아들과 아버지의 대사가 5명 중에서 유독 많았다.

5명의 캐릭터 나눠짐은 역시 확실했고, 그것도 이 세상에서 가장 쪼개져가고 극단화된 사람을 표현하기 충분하게 캐릭터화 되어갔다.

나는 많은 공부를 했던 사람이다. 신학에다 사회복지, 치매의 실기를 다뤘던 노인 요양에 대한 공부까지..

이번 연극이 무척 톡 쏘는 느낌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가뜩이나 자살에 대한 테마는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비난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이 연극은 사회고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 대해서 그리는 것이며 만선이라는 타이틀이 목적일 것이기 때문에 소소한 것에 딴지를 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이 연극의 흐름을 보며 나는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무언가의 정체를.

경찰 생활을 하다 외딴 배로 오게 만드는 사람에게 그 무언가.. 지체 장애자의 삶에서 혼자 지내기 싫어 밖에 나가서 험한 꼴 당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그 무언가..

광적인 교회 생활로 가족 마저 인정안하는 분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행복하다고 속이는 그 무언가..

여태껏 가족의 가장이라 큰 소리 쳤지만 그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는 비굴한 모습으로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그 무언가..


죽고자 하는 이들은 kbc 방송 기자를 만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고 자신들의 죽으려 함이 잘못된 것으로 여겨서 죽으려는 계획을 접으려고 하는 찰나...화해의 모드를 끊고..

엄마가 죽으려고 한다..

연극은 여기에서 갑자기 길어지는 느낌이다........산만해진다는 말이다...

갈등국면......화해국면....갈등국면(작가의 원래 의도일지도 모르오나 이것은 조금 어제 바로 관람후 설문에도 썼지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갈등을 집어 넣지 않고 가족이라는 화해를 잠시 비추고 잠시 만의 허심탄회한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넣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함으로 긴장을 풀게 만들어주는 의도인가.. 너무 긴장이 풀려서인가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반대 장면이 적응이 안된다..

그래서 갈등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어 극 종료 10분 전은 슬픈 장면도 연출되어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같이 모두 다 죽자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분명 많이 웃었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내용을 유쾌하게 살린 연기자들의 연기를 높게 산다.

그리고 암전도 잘 살린 느낌이 든 공연이 되오나

아쉬움은 분명 있고 치매로 있으신 할아버지의 분량이 너무 적은 것이 아쉽다...

만선이 서울연극제를 끝내고 연우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분들에게 웃음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공연이라기 보다는 슬픔을 줄 수 있는 공연이라기 보다는 내가 제목으로 쓴 것처럼 5명의 삶에게 각자에게 고통으로 다가왔던 큰 것을 그려줬던 연극이었던 것처럼 보는 이에게 만선으로 꽉꽉 채운 느낌의 공연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