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금요일, 강남역 3번 출구로 나와 예술의전당 바로 앞에 하차할 수 있는 3007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온다. 아침부터 꾸물거리던 날씨가 낮동안 천둥번개를 동반해 요란하게 울려대더니 금요일의 복잡하고 혼잡한 강남거리에 음산한 빗줄기를 뿌려댄다.
이런 날씨에 구지 수원까지 힘들게 가서 들을만한 음악을 그들은 연주해줄까?
경기필오케스트라를 들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갈등이 생겼다. 구자범 지휘자가 그래도 어느정도 수준은 들려주겠지 하는 기대로 날씨가 주는 음울함과 금요일 퇴근길 강남의 혼잡함에도 불구하고 친구와 200m 가량 늘어선 줄을 서서 버스를 타고 경기예술의전당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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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는 매우 좋았다.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피아니스트 장성씨의 연주도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재즈 느낌을 주는 멋진 연주였고, 전력을 다해 지휘자의 지휘봉에 맞춰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경기필단원들의 연주도 좋았다.
특히, 지휘자 구자범씨는 감동 그차제였다!
때로는 꿈을 꾸듯이 행복한 미소를 살짝 짓고(맨앞에서 두번쨰줄 나열이라 지휘자의 오른쪽 얼굴과 표정이 보였다) 때로는 우아한 백조의 춤을 추고, 때로는 강한 전기에 감전되어 몸에 전류가 흐르는 사람처럼 미친듯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떨어대고.. 온몸으로 아니 마치 마지막 세포 하나까지 쥐어짜서 현재 만들어지는 소리에 퍼붓고 있는것 같은 몸동작들... 결국 마지막 손짓으로 마침표를 찍고는 지휘석 뒷쪽 세워놓은 받침대에 몸을 쓰러지듯 맡기는 그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도망가지 마라!
가짜와 맞서라! 진짜 같은 가짜와 타협하지 말고 진짜가 되라!!

경기필 수준이 높아요~특히 지휘자의 열정이 멋집니다~~

경기필이나 장성씨나 모두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경기예당 주변을 몇번 가긴 하였지만 공연장을 들어가 보긴 처음 이었는데 우선 깔끔하고 쾌적하게
마련된 콘서트홀이 나를 매료시켰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젊은 피아니스트 장정의 감성어린 연주까지만해도 협연을 해준 경기필
단원들의 여유있는 편안한 연주 모습이 좋았는데 인터미션이 끝나고 계속된 브람스 1번 교향곡에서부터
단원들의 연주 모습보다는 지휘자 구자범씨의 지휘에 빨려들어 가기 시작했다.
특이한 이력때문에 관심이있긴 하였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지휘자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열정과 집중함이
있었고 따라서 전단원을 그야말로 한곳으로 집중하게 하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연주회가 모두 끝나고 쏟아지는 청중들의 환호와 갈채, 통상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향하는 박수가
그날은 모두 지휘자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심지어 연주자들 까지도...
한동안 무대의 잔영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고, 경기필 연주회는 만사 제쳐 놓고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다.

연주도 지휘자 분도 정말정말 최고!
클래식이란 장르 직접 가서 보는거 처음이였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