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저는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세상 사람들이 모두 바캉스를 간다면 나는 뮤지컬캉스를 즐기겠어.
결심까지 한 것치고 대학로 연극이라니, 조금 수수한 선택 아니냐 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본 요리를 먹기 전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표를 예매 했던 것입니다.

사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보고 나오던 길에 우연히 발견한 프로그램에 찍혀 있는 제목에 확 끌려 예매를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할인까지… 관심이 생격 이것저것 찾아보니까, 공연마다 조금씩 다른 할인들을 하더군요. 제가 선택한 할인은 사랑의 헌혈 할인… ㅎㅎㅎ 헌혈증을 가져가야 차액을 지불하지 않는… 헌혈증 회수 하시던데, 그건 당췌 모아서 어따 쓰시는데요? 그건 조금 궁금합니다. ^^

사설은 여기까지

극장 안에 들어가 제일 처음 보게 된 것은 무대 디자인입니다. 좌우로 대칭구조를 이루는 듯 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구조… 가운데 뻥 뚫려 있는 구멍의 의미는 뭘까?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더군요. 대칭구조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간의 차이를 표현해 주는 건가, 하고 예상을 해 보았는데… 땡, 그건 아니더군요… ^^

왼쪽 테이블에 고든이 고요히 죽어 있고, 오른쪽 테이블에는 진이 주문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칭을 이루는 구조 안에서 생과 사가 갈려 있습니다. 그 때 핸드폰 진동이 울리는데 남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조금씩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진… 마침내 고든의 자리로 와 고든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녀는 고든의 죽음, 그 주변 인물들의 삶에 끼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가운데 뚫려 있는 공간은 단지 무대를 나누어 구멍을 뚫어 놨을 뿐인데, 생과 사의 경계선, 판타지적인 공간으로 변한다는 것이 연극 무대에서 만 느낄 수 있는 마법 같습니다.

연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흥미를 유발했던 것은 다른 아님 고든의 직업니다. 이 남자, 상당히 질이 나쁜 사람 같은데 과연 다들 쉬쉬하는 그의 직업이 무엇일까… 마침내 고든의 직업이 밝혀졌을 때, 저의 상상과는 (^///^) 다른 직업이어서 깜짝 놀랬습니다. 나쁜 쪽이어도 다른 방향으로 상상을 했던지라 (뭘 상상한거야!)

고든의 직업이 흥미로왔던 점은 고든의 직업은 단지 고든이 나쁜 남자라는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든의 동생 드와인의 직업과 대비되면서 이 두 형제간의 성격 차이, 갈등과 긴장감을 모두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구구절절 나쁜 남자 고든과 착한 남자 드와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의 직업 하나로 두 사람의 관계를 상상하게 되는… 작가, 천재 아냐!

형제이지만 형 고든과 많이 다른 동생 드와인. 평범해 보이는 성실한 남자 이지만 그 안에 열정과 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진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는 드와인… 나는 지평선, 그대는 수평선 그 사이를 잇는 사선… 우리 둘 만의 암호 Z… 그 Z를 부르면 그 곳이 어디든 내가 갈께. 당신을 찾아갈께…. 정말, 생사를 초월해 진이 부르자 달려와 부등켜 안는 두 사람… 아, 어찌나 닭살돋고 간질간질 하던지, 연애 바이러스에 전염될 것 같습니다.

죽은 남자의 핸드폰… 그 핸드폰을 통해 우리는 서로가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편리해진 기계를 통해 사실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가 하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단절된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고 부딪혀야 된다는 사실… 한 남자의 죽음을 통해 아이러니 하게도 삶과 소통을 이야기 하는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

너무나도 훌륭한 에피타이저 였습니다. 이번 주, 본 식사 건너 띄어도 괜찮겠습니다.

공연이 올라오기도 전에 박근형 연출님 믿고.. 또 배우님들 믿고 예매한거였어요

시놉시스는 한번 봤었는데.. 너무 짧게 읽었는지.. 공연이 끝나고 ???? 이랬네요

얼굴을 보고 소통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신 것 같기는 한데..
참.. 어려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극의 정체가 뭘까요??
대놓고 웃긴 것도 아니고, 대놓고 심각하지도 않고...
부러 시놉만 살짝 읽고 갔는데 끝나고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거든요~
이게 대체 뭘 말하고 싶은지...
시놉이랑 소개글 읽으니 이해는 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설명을 완성하는 엔딩은 아니었던 것 같아 좀 아쉽네요.

박근형연출의 작품이라 보러 갔었는데...
작품이 내 취향은 아니었나 보다..
솔직히 공연 1시간 후부터 계속 시계를 본 지라..
역시 난 일본작가의 작품들이 맞나보다..
너와함께라면 보고 싶어..흑..

잘 봤습니다
이 시대 진정한 소통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는 공연이었습니다
기벼운 웃음만 남는 공연이 아닌
여운을 던져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