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번째로 본 공연이 1월에 있던 푸디토리움의 소극장 공연이었고 마지막으로 본 공연도 공교롭게도 이번 공연이었습니다.

올해 초 푸디토리움 공연을 봤을 때 2012년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컸기 때문에 푸디토리움 공연의 만족도도 컸습니다. 자신들의 공연에 푹 빠져있는 연주자들의 행복한 모습이 다채로운 음색으로 펼쳐졌고 나 자신도 하는 일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죠. 하지만 기대처럼 한 해가 풀리지는 않더군요.

그래서일까 11개월간 아주 고된 시간을 보낸 제게 이번 공연의 문을 두드렸던 건 더더욱 탁월한 결정이었습니다. 11개월 전이나 변함없이 연주자들은 자신의 연주를 즐기고 있었고 초대손님으로 나왔던 장윤주씨나 원모어찬스 역시 그 흐름에 동반한 듯 자신의 공연에 심취하며 색깔을 보여주려한 것 같구요. 그러면서 올 초에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구요. 거기에 제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조원선씨를 예상치도 않게 보면서 참 반가웠습니다.

공연에서 연주한 곡들은 주로 연주곡 위주였습니다. 가사가 있는 곡들은 색소폰이 그 가사를 대신했는데 원곡의 느낌을 살리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원모어 찬스가 부른 ''겨울장마''는 루시드폴이 부를 때와 다르게 애절한 맛도 있었구요. 조원선씨가 부른 ''인연''은 보컬만 바뀌었을 뿐인데 곡의 느낌이 김정범과 조원선의 색깔이 절묘하게 조화되던 게 참 놀랐습니다.

그리고 꼭 듣고 싶었던 곡 중 하나인 ''Nowhere''는 이번 공연의 절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주에서는 악기별로 개성을 살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는데 저도 모르게 고개를 흐느적 거리게 되더군요. 잊기 힘든 기억이 될 것 같네요.

올해만 두 번을 본 푸디토리움 공연은 한 번 보면 다시 볼 수 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푸딩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음악이었는데, 리더 김정범님이 푸디토리움으로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몇 년 전 푸딩때 공연을 우연히 표가 생겨 가 봤었는데, 예술의 전당 앞 자그마한 소극장 공연이었지만, 푸딩만의 풍부한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공연에 제대로 흠뻑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의 기억으로 다음에도 또 푸딩의 공연을 꼭 가보겠노라 다짐만 하다가 늘 생각나서 찾아보면 공연이 이미 끝나있던게 여러 번. 그러다 이번에는 우연찮게 공연소식을 미리 발견하고 부랴부랴 예매를 한 후 부푼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오리지날 감성이 묻어나는 공연은 아니었지만, 밴드셋이다 보니 밴드적인 느낌을 잘 살려서 생각지도 못하게 몸이 들썩들썩거리는 신나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공연계획이 없다고 하셔서 살짝 실망하면서도 이번 공연을 놓치면 어쩔뻔했나 하는 자기 위안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게스트로 오신 장윤주, 원모어찬스, 그리고 깜짝 게스트로 나오신 조원선씨까지.
푸디토리움의 감성과 잘 맞는 멋진 무대를 꾸며주셨습니다.

제가 이렇게 칭찬만 늘어놓으면서 별을 5개 다 드리지 않은 이유는, 오프닝 공연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레나라는 걸그룹이 나와서 오프닝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하고 의아해 했더랬습니다. 늘씬하고 예쁜 여성그룹이고 노래도 나쁘지 않았지만, 두 번째 댄스곡은 격렬한 댄스가 전혀 아니었음에도 라이브가 아니라 살짝 실망스러웠고, 노래 소개하면서 다짜고짜 일본어로 자체 통역을 하길래 뭔가싶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처음 느낌처럼 가야금 연주를 살린 감성적인 무대를 계속 가져갔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고 댄스곡을 하니까 왠지 푸디토리움 공연하고는 느낌이 어긋나는 듯 했네요.
어쨌든 전반적으로 푸디토리움만의 감성을 잘 느낄 수 있는 잔잔한 듯 하면서 또 신나는 공연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또 만나요!! 꼭!!

오프닝무대가 좀 아쉬웠지만
게스트, 밴드 모두 최고였어요

대체적으로 매우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넘 좋아하는 김정범씨, 그리고 세션팀 넘 멋지셨습니다. 게스트들도 넘 잘하셨구요. 게스트들의 편안한 대화와 몇 번의 실수가 인간미있었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만 담엔 약간 더 정돈되고 긴장된 모습을 보여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작은 공연장에서 하시면 관객들이 따뜻한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스트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연이었을텐데..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조원선씨와의 무대는 참 좋았습니다.
더 좋은 앨범과 공연 기대하겠습니다.
푸디토리움의 공연은 늘 무조건 예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