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스미스 님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꼈던 공연입니다.
한국 또 오셨으면 좋겠네요.. 그 날 계속 위를 쳐다보고 있느라
목 근육은 며칠간 아팠지만 그래도 정말 행복했어요.
그 열정, 목소리, 멘트 하나하나 잊지 않을게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날 받은 에너지가 아직도 제 몸에 남아있는듯 하네요

2/2 패티 스미스 내한 후기.

조롱할 수 없는 내춰럴 본 히피 패티 스미스 할머니가 내한을 오셨다.
관중은 너무나 적었지만 할머니는 어쩜 그렇게 젊었을 때랑 똑같이 노래를 잘 부르시던지.... 존경스러웠다.
금발의 할머니는 너무 예뻤다.... 내가 본 여자중 가장 예뻤던 것 같다.....

너무나 오랜만의 콘서트에서 나는 음악이란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가 생각나면서 그 영화에서처럼 공기를 가득 채운 듯한 음악을 느꼈다.
아무리 카우리스마키의 영화에서처럼 사람들이 서로, 그리고 내가 사람들을 마치 벽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고, 어쩔 수 없이 그런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을지라도, 그 벽과 벽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빈 공간을 채우는 무엇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음악이었던 것이다.
그런 음악의 모습은 다른 예술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음악만의 특징이자 매력이지 않을까

또 하나, 음악은 공명, 즉 끊임없는 울림의 시공간인 것이다. 우리가 감히 예측하거나 잴 수 없을 만큼 우리의 감정이 팽창하는 탄성력이 발휘되는 공간이다.

이런 명제가 비록 난감하고 낯설게 들릴지언정 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따로 구구절절할 설명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멍청한 짓일 것이다.

패티 스미스에 관해서는, 이 여자는 진정 순수한''pure'' 히피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we don''t need fucking bomb, air pollution.
같은 말을 항상 몇몇 곡이 시작되기 전에 연설하듯 외치던 할머니는 분명히 자신이 가진 힘power이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어느정도로 효과가 있는지, 어떤 효과를 내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연대unite 와 pure, clean 등의 단어들을 강조하던 할머니는 결코 헛소리 한것은 아닐것이다.
그녀 자신이 직접 이런 말을 했으니까, don''t take the bullshit.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여자가 pure 하지 못한 세상을 상대로 무조건 대립하거나 싸우는 것 같이 보이진 않았다.
그녀의 몇몇 외침이 뜬구름 잡는 것 처럼 보이더라도, 그녀는 뜬 구름을 비로 내리게 하려는 것이지, 그 위에서 두둥실 떠다니면서 꿈이나 꾸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삶에 대한 그런 강한 집중은 대립, 반사나 아니면 충돌의 이미지라기 보다는 흡수의 이미지이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오즈의 영화가 영화의 스크린적 평면이미지의 존재론적, 생체학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스며듬의 이미지인 것 처럼)

나는 비록 히피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나와 아주 다른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긴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정말로 존재하고 그들의 시간만큼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상력의 문제이고, 또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존중의 문제인 것이다.
(내 주위의 자신의 고집스러운 기호, 호불호 문제에만 집착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 내가 불만을 느끼는 이유이다)
아무튼 이야기가 딴 쪽으로 샜는데, 그런 타인에 대한 이해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진정성을 보는 것이다.
진정성이란 너무 추상적인 단어이기도 한데, 하지만 그것은 믿음이라기 보다는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바로 그런 가능성인 것이다.
패티 스미스의 몸짓, 춤, 일관된 외침, 목소리 등에서만 그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극히 주관적일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그녀의 공연을 보며 느낀 것은 바로 그러한 진정성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히피처럼 살 수 없다. 그것은 이미 나의 결정지어진 삶의 방향이지만, 패티 스미스의 음악이 그렇듯이 나와 히피스러움이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비싸지만 짧은 공연에 대해서 만족하는 것은, 우울한 내 나날들 속에 2시간 여의 짧은, 아주 ''작은'' 평화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패티 스미스는 매번 곡을 설명할 때 마다, this is a ''little'' song.... 이라며 소개를 했다. 설명이 필요했던 모든 곡들을!)

세상이 마치 막혀서 물이 넘치는 하수구처럼 보일지라도, 거기에는 분명 작은 구멍이 아직 막히지 않은 상태로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바로 그런 곳으로 우리의 문젯거리들이 조금씩 스며들고 빠져나갈 수 있는게 아닐까?
(풉ㅋㅋㅋ)

칠순이 가까워오는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적인 공연에 감동!
다만 서울에서의 악스 공연 이틀전까지 일본 순회 공연을 마치고 와서인지
패티 스미스가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인지 못하는 것 같아 그게 좀 아쉬웠다.

간사람들이 좋았다곤 하더라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