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나혜석작가의 이야기에요.
"조선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 나혜석작가.
그의 삶을 잘 몰랐는데, 어떨까요. 일본 유학으로 선진적인 생각을 가졌으나
당시의 분위기 상과는 달랐죠.
나혜석 작가에 대해서 자세히 찾아봐야겠어요.

화가 나혜석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를 했는데,
멋진 세트와 극본을 두고 미스캐스팅과 부족한 연기가 완성도를 떨어뜨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나혜석 역을 맡은 두 배우 모두 표현력의 부족인지, 캐릭터 분석의 오류인지 모르겠지만
나혜석의 자신감과 도도함을 자만과 허세로,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과 굳은 신념을 못말리는
허영과 고집으로, 세상의 편견과 질타로 인한 고독함을 독기 내지는 광기로만 표현하여
작품의 의도와도 거리가 멀어보일 뿐더러, 나혜석의 선구자적인 삶도 인간적인 면모도 어느쪽도
와닿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이 보여준 것 보다 한 톤 차분하고 냉철한 모습, 신여성이자 당대의 교육받은
엘리트 여성으로서의 면모, 헌신적인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리거나 역경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림에 몰두하는 등의 열정이 넘치는 모습, 그리고 강인하지만 고독하고,
어쩔 수 없이 모성 앞에는 약해지는 또 다른 일면까지, 상황과 감정의 변화 양상에 따라
복합적이고 치밀하게 표현했다면 나혜석이라는 사람과 그 삶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중/평론가 역할에 왜 다 노인 분들만 캐스팅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꼭 지역노인대학 발표회 같은 연기력도 그렇지만, 극중에서 나혜석에 대한 비판이
시대적, 사회적 편견이 아닌 세대간 갈등으로 비춰졌습니다. 기존의 가치에만 집착하는
노인들의 아집섞인 비난으로 보여 아쉬웠습니다.

연극을 보는 내내 다시 한 번 읽어보고 간직하고 싶은 대사들이 참 많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캐스팅으로 만나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