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극제 공식초청작 "알유알".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낸 카렐 차펙의 희곡이 원작이다. 첫 장면은 로봇 여자(마리오네뜨?)가 다른 로봇남자 마리우스에게 사랑을 고백받는 장면이다. "나는 걷는다. 나는 바람을 느낀다. 나는 사랑한다"라는 담담한 독백으로 시작해 막이 지날 때마다 과거로 거슬러올라간다. 로봇이 인간 사회에 반란을 일으키기 전, 로봇에게 인격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는가에 대해 논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논쟁에서 로봇의 인권(?)을 존중하는 헬레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로봇 마리오네뜨와 같은 대사를 던지며 막을 내린다. "나는 걷는다. 나는 바람을 느낀다. 나는 사랑한다." 로봇과 인간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이라는 뻔한 결말?

중간중간 새로운 로봇을 소개하며(특히 샤워를 해주는 로봇이 맘에 듬-_-*) 배우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부분, 로봇 탈을 쓰고 노래를 부르던 장면이 좋았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을 방해하던 장면이 있었다. 헬레나는 극의 중심이고, 인간(그리고 로봇?)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야하는 역임에도 불구하고 배우가 약간 예쁜 척을 하고(내가 공연을 할 때도 연출 선생님이 지적하던 부분. 예쁜 척 하지 마라! 극에 몰입하면 여배우는 당연히 예뻐보인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많이 보여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