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없이 두드리는 소리만으로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한 막 한 막 난타로 이어지는 구성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배우분들의 연주가 너무 근사했습니다!!! ^^
난타와 불교가 접목되었다는 점도 새롭구요.

여름밤 어머니와 흥겨운 위안을 받고 왔습니다. ^^

''힐링 넌버벌 타악공연''을 부제로 달고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불교 쪽에서 만든 작품답데 소리를 내는 도구들로 사찰에 있을 법한 것들을 사용하였다는 점이 되겠다. 법고, 목탁, 목어, 명상 할 때 어깨 때리는 그것, 징 등등등 고즈넉한 사찰을 배경으로 들으면 딱 좋을 소리들이 강당(공연장?) 안에서 울린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힐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천년 불상이 발굴된 사찰에 그것을 훔치려고 하는 도둑들이 잠입하여 기회를 엿보는데, 결국 스님의 뜻에 감복하여 출가하하게 된다는 내용부터가 그러하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는 종교인이나 일반 관객이 무대 앞으로 나와 멘토로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항상 갖는다는데, 내가 보았던 시간에는 마침 혜민스님이 초대됐었는지 몇 마디 하셨더랬다.
이래저래, 타악 소리 자체가 그렇기도 하고, 내용이나 유명인사의 멘트, 이런 것들을 보면 상당히 좋은 의도를 가지고 기획된 작품인 것 같기는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어쨌거나 이 ''TEMS''는 ''공연''이라는 사실이다. 힐링을 하건 다른 것을 하건, 공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으면 공연 그 자체로 목적하는 바를 이뤄야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TEMS''는 여러가지 측면의 의욕만 앞선 결과물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우선 공연 시작 전 15분이나 이어지는 멘토의 강연. 뭐 좋다, 유명한 분이기도 하고 말씀도 좋았다. 하지만 이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은 ''공연''을 보기 위하여 그 자리에 온 것이지, ''강연''을 듣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정작 공연 자체는 60분 밖에 안되는데 15분이라는 긴 시간을 다른 부분에 할애할만한 여유가 있었던가? 게다가 강연이라는 것은 청중의 특징에 맞추어 이뤄져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TEMS''의 관객이 과연 그런 강연이 가능할 정도로 균일했을까? 당장 내가 들었던 혜민스님의 말씀만 하더라도, 50대 이상의 여성분에게는 의미가 있었을지언정 나에게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주제였다. 공연이라면 공연을 통하여 의도하는 바를 전달하여야 하는 법이니 이 작품 역시 무대를 통하여 관객을 힐링시켜주어야 했다. 그 외의 것은 그냥 사이드 메뉴일 뿐이다.
두번째, 넌버벌 퍼포먼스는 대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면서 동시에 어느 언어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보편성을 장점으로 갖는다. ''난타''나 ''비보이 & 발레리나''에서도 우리말 대사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진짜 ''넌버벌 퍼포먼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TEMS''에서는 초반의 한 막에서 내내 한국어 대사가 나온다. 관객석에 우리 말을 전혀 못하는 관객이 ''넌버벌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왔다고 한다면, 그는 그 막 전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터이다. 과연 이게 보편성을 갖는 ''넌버벌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을까? 장르를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실수다.
세번째, 대사가 없기 때문에 타악으로 내는 소리와 인물들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아무리 소리가 좋아도 그걸 한 시간 넘게 이야기 없이 듣고 있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 않기 때문에, ''난타''나 ''점프''에서도 인물들의 특징을 드러내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다. 하지만 ''TEMS''의 인물들은 설정( 색, 아름다움, 권력, 먹을 것, 이런 욕망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은 재밌게 되었을 수 있지만, 그것을 관객에게 드러내는 방식이 너무 과장되어 있었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나타낼 수 있옸을텐데, 마치 마당놀이에서 양반 캐릭터가 과장된 걸음걸이를 보여주는 것과 비슷해보이는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인물의 소개보다는 웃기기 위하여 오버하는 느낌이 더 강했다. 연기를 통한 웃음은 나중에 나와도 충분했을 터인데, 아직 인물들이 어떤 성격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시점에 보여준 그런 슬랩스틱 같은 모습은 이 작품이 마치 학교 학예회처럼 보이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이다.
네번째, 정작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의 타악보다는 옆에 퍼쿠션을 두고 따로 앉아있는 배우가 기여한 점이 훨씬 많았다. 60분이라는 짧은 공연 시간의 한계도 있었겠지만, 과연 7명이나 되는 무대 위 출연진들이 보여준 타악 퍼포먼스가 얼마나 됐을까? 그리고 그것들은 얼마나 다양하고 화려하게 변주되었을까? 퍼쿠션이 완전히 빠져버렸다면 ''TEMS''는 과연 어떤 무대를 보여줬을까?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하기 힘들다면, ''공연''으로서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낮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너무 ''힐링''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려다 보니 마무리가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진다. 불상을 훔치려던 도둑들이 그 상자 안에 자신들 욕망의 상징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 것(너무 거창하다면, 죄를 깨닫는 것 정도로 하면 되려나)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 불상을 훔치려고 며칠을 절에서 기회를 엿본 도둑들이 그렇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아무리 극적 허용이나 상상력 발휘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너무 나가버린 느낌이 크다. 힐링이라는게 그렇게 깨닫는 모습을 막무가내로 보여준다고 얻어지는게 아니잖아??

하지만 어떤 작품이든 완전히 좋거나, 완전히 나쁠 수만은 없는 법... 분명 이번 ''TEMS''에서도 뭔가 좋은 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 곰곰히 생각을 해봤더니, 한 가지 떠오르는게 있긴 하다. 다른 넌버벌 퍼포먼스에서 보기 힘든 목탁이나 법고 같은 도구들이 사용되었다는 점, 그들이 만드는 소리가 분명 듣기 좋긴 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 그런데 이 정도면 목탁 두드리는 동영상만 찾아봐도 되는 것 아닌가?



요즘 대세 키워드가 ''힐링''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제 공연에서도 그런 점이 그대로 반복되는 듯 하여 영 안타깝다.

* 기록...
색남 - 우준혁, 식남 - 양동진, 미녀 - 정수정, 권력녀 - 정주리, 비관녀 - 문지영, 묵언수행녀 - 배가영, 스님 - 구희영, 퍼쿠션 - 정다혜. 원작/제작 - 부명스님, 각색/구성/연출 - 공응구.

제목과는 달리 아주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 수준의 저급 공연으로 북 소리를 들으면서 졸기는 처음인것 같네요. 스토리도 없고 감동도 없는 안쓰러운 공연이었네요. 금년 본 공연중 가장 아마추어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내내 졸았어요~ ㅠㅠ

기대평 당첨되서 엄마랑 같이 보고 왔습니다.
대사없이 몸짓과 소리로 내용을 전달하는데..넘넘 잼나게 보고왔어용

사람이 좀 더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대략 50명정도?
평일이라 그랬는지... 많이 없어서 쫌 아쉬웠네요.
하지만. 사찰 도구를 이용하여 타악 소리를 낸다는것이 신나고 즐겁게 보다 왔네요 ^^
제목처럼, 소리에서 힐링이 되는거 같아요.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