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노력이 돋보이는 괜찮은 연극이었네요.
보는내내 혼란스러운 장면도 많았고..
그렇지만서도 극 전개가 자연스럽고 보기 좋았어요.^^

뭔가 제입장에선 보고나서 실험적인 연극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전 비평가나 예술가가 아닌 가끔 연극보는 사람으로서의 느낌입니다. 처음에 아무것도 아닌 그냥 극에서 흘러가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행동이나 소품들이 나중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임을 알았을때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우리들이 연극을 본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다 짜여진 구조였다는 것을 알게되었을때는 아이디어가 기발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연기자는 정말 울어야 될때 바로 눈물흘리는것도 인상적이었군요. 다만 아쉬운점은 초반에는 극의 흐름이 조금 늦게 흘러가다가 이제 이 연극의 구성과 왜 등장인물이 이러고 있는지 알게되서 재미있어지는 순간 끝난느낌입니다. 그뒤의 이야기가 좀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거죠. 하지만 뭔가 오랫만에 웃길려고 하지 않는 생각하는 연극, 실험적인 시도의 연극을 보게되서 참 좋았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구성을 가진 작품이다.
시작은 희곡을 쓰고 있는 어떤 작가의 집, 이 사람은 마감 시간에 쫓겨 원고 하나를 탈고해야하는 상황이다. 희곡의 배경은 산 정상, 여기에는 떠나버린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와 정체 모를 여자 하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다시 이 희곡을 쓰는 작가의 시점으로 돌아오면, 화장실이 급하여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가 초인종을 급히 누르고 무언가를 집 앞에 두고 간다. 그리고 그의 동생이 들어와 이상한 소리를 하며 오빠와 티격태격한다.
이렇게만 보면 단순하게 그냥 작가와 그의 동생이 등장인물이고, 그가 쓰는 작품이 무대 옆의 다른 장치들에서 그대로 전개되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두 세계, 그러니까 희곡을 쓰는 작가가 있는 그의 아파트와 남자/여자가 있는 산 정상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산에서의 일들이야 작가의 의도에 따라 전개되는게 당연하지만, 산에서 두 남녀가 말하는 것이 작가의 세계에서도 이미 벌어진 일들이 되는 것이다. 어떤 세계가 현실이고 어떤 세계가 가상인지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다가, 결국 그 경계를 넘어 한 쪽에서 다른 쪽에 직접 개입하는 수준까지 이른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개입을 해야만 그들이 겪었던 세상의 흐름이 유지될 수 있으니 그대로 따라한 것이지만, 어쨌거나 이 두 세계가 섞이면서 더욱더 진짜 현실이 모호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여기서 끝이 난다. 그래서 그 네 인물이 어떻게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작품 안에서 보여준 두 세계가 섞이는 것에서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통해 관객들에게도 익히 예상할 수 있는 그 질문을 던진다. 대충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연극인가''라는 식이었던 듯 하다.

마치 호접몽처럼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시도, 어디선가 많이 보아온 것이지만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이니 이런 시도를 계속 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작품 안에서도 두 개의 세상을 만들어 이들을 섞으려는 시도가 이루어졌고, 이 역시 나름 나쁘지 않은 얼개로 이루어졌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보고 나오면서는 그런 질문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는 어디인지 또는 내가 딛고 있는 이 세계는 정말 현실이라고 할 수 있는건지 같은 것들이 머리 속을 맴돌아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다지 그렇지 않았다. 대략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연극 ''라이팅 핸즈''가 던지는 메세지에 집중하기에는 이 작품을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산 쪽에 등장하는 남자, 아무리 최근에 실연을 당했고 그런 충격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리고 그들이 그 세계의 비밀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아무리 충격적이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소리 질러대는 발성을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특히 놀라움, 충격, 질림, 이런 모든 감정의 표현을 목소리 크기를 올리는 것만으로 해결하려는 것 같을 정도로 모든 연기가 그것 하나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가 굳이 이 배우의 문제만은 아닌게(물론 이 분이 가장 심했다), 다른 배우들 역시 딱히 표정이나 어조에서의 변화보다는 목소리 크기를 더더더더더더 올리는 것으로 감정의 표현을 하는 것 같았다. 귀가 너무 아파서 귀를 막았는데도 전혀 지장없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목소리가 커지면서 행동도 커지고, 전체적인 연기가 다 과장된 모습으로 드러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 정도면 이 작품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집중하기보다는, 목소리 좀 낮춰서 대사 했으면 하는 바람만 남게 된다.
또 다른 이유로는 너무 직접적으로 메세지를 던지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설정을 가진 대표적인 영화 ''매트릭스''가 관객에게 ''네가 사는 세상이 매트릭스일 수도 있음''이라고 자막으로 알려주지 않듯이, 연극 역시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로만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여야 한다. 충분히 큰 여운과 생각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데, 왜 굳이 막판에 직접 관객에게 말을 걸고 싶어하는 걸까... 배우든 연출이든 극본이든, 무대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그 범위 안에서 모든 걸 전달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을 해야지만 가능하다면, 그건 좋은 극본과 연출이 아닌거지... 물론 무대라는 것 자체를 없애는 형식파괴도 가능하겠지만 연극 ''라이팅 핸즈''가 그런 시도를 하는 작품은 또 아니었으니, 그런 관점은 논외다.

배우들의 과장된 발성과 연기, 연출의 과도한 개입, 이런 것들을 놓고 생각하니 딱 드는 생각이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자제를 못했구나, 과잉의식이구나''하는 것이었다. ''매트릭스''든 호접몽이든 작품이 던져주는 질문이나 메세지에 관심이 가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별로 들지 않고 소리 질러대던 모습만 기억에 남아버렸다. 의식이 너무 넘쳐난 나머지 무대 위에서도 밖에서도 정도를 넘어서버린 연극이 되어버린 것이다.

두개의 달이 뜨는날 시간의 오차가 생긴다...

누가 글속에 존재하는 등장인물이며 작가인지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공존한다...

생각보다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공연이었다..

마지막에 반전이 이것이었다니...

한껏 어리둥절 하면서 웃을수 있다!

얼마전에 라이팅핸즈를 보고 왔습니다.

시놉시스를 통해 내용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서,
이런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봤는데

보는 내내 머리를 ''''''''쾅'''''''' ''''''''쾅'''''''' 하고 몇번이나 맞는 것 같았어요.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식간에 장면이, 상황이, 인물이 변하고 또 변하고,
어쩜 그리도 자연스럽게 상황이 변해가는지.

다음 장면을 예상할수 없는 이야기의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객 모두를 놀라게했던 마무리ㅋㅋ

다른사람들에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제 여자친구는 별5개 중에 5개!

이 공연의 작가와 연출님은 천재인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머릿속에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져주며, 공연시간 내내
빠져들게 만들었던 "라이팅핸즈"!!
새로운 느낌의 연극이 보고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강추합니다~